겨울철에 들면서 불순물을 섞은 유사 기름 유통이 늘고 주유량을 속이는 경우도 적잖아 소비자들의 불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관계기사 29면
오석환(48·대구 봉덕동)씨는 "등유 2드럼이면 겨울철에도 한달간 난방할 수 있었으나 지난달엔 보일러를 별로 돌리지 않았는데도 2드럼 반이라며 넣은 기름이 다 소모됐다"고 말했다. 주유량 자체가 의심스럽다는 것. 최상만(58·대구 칠성동)씨는 "양을 어떻게 속이는지 알 수가 없어 단골 주유소만 이용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 신암동 한 주유소 관계자는 "주유 호스에 기름을 가득 채운 상태에서 밸브를 열고 주유해야 하지만 일부 주유소들은 호스를 비워둬 기름이 미처 들어가기 전부터 미터기가 돌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름을 배달하는 일부 주유소·판매소들은 규정을 어기고 눈금 표시가 없는 기름통을 사용해 소비자가 양을 알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불순물을 넣은 기름도 잇따라 말썽이 돼, 석유중간상 권모(47·대구 내당동)씨는 난방용으로 쓸 수 없는 공업용 솔벤트를 등유에 같은 비율로 섞어 대구시내 목욕탕·정비공장 등에 팔아오다 지난 14일 중부경찰서에 구속됐다. 지하탱크에 등유를 반쯤 넣은 뒤 화학 약품인 솔벤트를 채워 넣었다는 것. 이모(47)씨 등 소매업자 10여명은 권씨로부터 기름을 사 시중에 팔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구청은 지난 1월 휘발유에 솔벤트·톨루엔을 섞어 판 주유소를 적발해 3개월 영업정지 처분했고, 지난 4월에는 자동차용 경유에 선박용 경유를 섞어 팔던 주유소에 과징금 4천만원을 부과했다. 지난 7월에는 달서구 한 주유소가 휘발유에 등유를 섞어 팔다 과징금 4천만원을 부과받았고, 북구 한 주유소도 유사휘발유를 팔다 올해 초 6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당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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