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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5년 지역경제 어떻게 됐나-건설업

IMF체제는 전국적인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며, 한때 전국 2위의 아파트 건설실적을 자랑하던 건설 3인방을 단숨에 쓰러뜨렸다. 우방·청구가 법정관리라는 비운을 맞았고, 보성이 넘어졌다. 에덴, 태성, 창신주택 등 친근했던 지역 군소 건설업체들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97년 당시 3만3천996가구에 이르렀던 아파트 건축허가 건수는 IMF체제 직후인 98년 2천470가구로 땅에 떨어졌다가 지난해 2만4천738가구로 외환위기 전의 70%선을 회복했다. 올해도 비슷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서울 대기업들이 쓰러진 지역업체들의 빈 자리를 메웠기 때문.

연말에 입주할 구 의무사 부지의 '우방 메트로팔레스'가 '롯데 메트로팔레스'로 바뀐 것은 지역업체의 영욕을 웅변하는 대표적인 사례. IMF체제 이후 무주공산이 되다시피한 대구 건설업계에 롯데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코오롱건설 등 대기업들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대구에 입성,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지역의 한 건설업자는 "IMF 이전 대구 아파트 시장은 타 지역업체들이 도저히 발을 붙일 수 없는 철옹성이었지만 요즘은 분양했다하면 서울업체들이어서 만감이 교차한다"고 회고했다.

이를 방증하듯 97년 전국시공능력 평가 21위에 올랐던 청구는 2002년 81위로 추락했고, 32위던 우방은 39위로, 99위 서한은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97년 72위던 화성산업은 올해 51위로 등위를 높이며 지역 선도 건설업체로서의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다가구주택 증가에 힘입어 전체 주거용건축물 허가 건수는 지난해 IMF체제 이전 수준을 완전 회복했다. 97년 4만2천436건이던 주거용 건축물 허가건수는 98년 3천545건으로 10분의 1 이하로 급감했으나 지난해 5만444건으로 IMF체제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2만건을 넘겼다.

정창룡기자 jc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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