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라 불리는 다세대주택이 대구 골목들에 넘쳐나고 있다. 서울에서는 오래 전부터 일반화된 현상이지만 대구에서는 1990년대 중반 잠시 반짝하다 중단된 뒤 작년부터 다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
대구시청에 따르면 빌라 건축허가량(가구분 기준)은 1999년 경우 120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엔 6천868건으로 50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앞서 1993년까지도연간 100가구분을 밑돌았던 빌라 건축허가는 1994년 6천882가구분으로 폭증했다가 95년 4천614가구분, 96년 2천974가구분으로 감소한 뒤 침체에 빠져들었었다.
이런 붐 때문에 작년 말까지 대구시내에 들어선 빌라는 10만1천여 가구분으로 전체 주택의 15.6%로 비중이 급등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IMF사태 이후 감소했던 아파트 신축으로 지난 몇년간 아파트 전세난이 발생하자 그 틈새를 파고들어 빌라 신축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5월 비산동 ㅅ빌라에 입주한 김모(29)씨는 "전세 만기에 맞춰 아파트를 구하다 실패해 빌라를 택했다"며, 아파트보다 싼데다 시설도 못잖고 가스오븐.김치냉장고 등 선물까지 받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아파트와 달리 관리인이 없는 점과 사후관리가 제대로 안되는 등 생활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상업.준주거 지구 경우 기준 부재로 동간 거리가 1m도 채 안되는 곳도 있어, 이모(38.대구 효목동)씨는 "인테이어 등 내부 시설은 좋지만 앞 동과 너무 붙어 커튼을 걷을 수 없는 등 집 밖의 생활환경은 척박하다"고 말했다.
또 골목이 좁은 주택가에 빌라가 집중적으로 들어서자 인접 주택들이 일조권.조망권.주차난 등 피해를 주장, 갈등이 일고 있다.
천마공인중개사 권오인 대표는 "지난 몇년간 주택 부족으로 빌라 분양이 급속히 증가했으나 지금은 공급 과잉으로 미분양이 늘고 있다"며 "빌라 신축이 앞으로는 주춤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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