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민방위군 추모비 제막

"희생자들의 넋들이 편안히 영면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1일 오후 영천 청통면 치일리 국민방위군 공동묘역 유해발굴현장에서 거행된 국민방위군 희생자 추모비 제막식. 행사에 참석한 청통면 치일리 노인회 전재준(79)회장은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이날 치일리 방위군 공동묘역 유해발굴 현장입구 도로변에 세워진 국민방위군 희생자 추모비는 영천시와 강원도 정선군에서 각 500만원씩 1천만원을 들여 조성됐다.

추모비는 6.25전쟁 뒤 50여년간 이곳에 묻혔던 희생자 유해들이 이달 초 육군의 올해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으로 발굴, 12월4일 서울국립묘지에 안치돼 이를 기념하고 후세들에게 전쟁의 비극을 알려주기 위해 건립하게 됐다.

강원도 정선군 주민 18명과 함께 제막식에 참석한 신선웅 정선부군수는 "방위군 공동묘역을 수십년 동안 보살핀 치일리 노인회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군보에 이런 사실을 싣고 방위군 희생자들의 신원확인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치일리 방위군 공동묘역은 지난 1950년12월 강원.충청.경기일대 20~30대 장정 수백명이 방위군에 징집, 영천 청통면과 화산면 등 3개소에 분산수용돼 군사교육을 받다가 질병과 추위.굶주림으로 수개월간 100여명이 숨져 집단매장됐었다.

치일리 노인들이 지난 84년부터 도로 변에 묻힌 희생자 유골들을 인근 야산으로 이장, 방위군 공동묘역을 만들어 매년 위령제를 지냈다. 육군은 올해 발굴에 나서 완전유해6구와 부분유해37구 포함해 각종 유골567점와 전투화 등 유품15점을 발굴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방위군 생존자 최종호(72.대구시 동구 도동)씨는 "전쟁통에 아깝게 희생된 동료와 선후배들의 영혼들이 국립묘지에서 편히 잠들기를 기원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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