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대선은 '메이저 리거'들만의 잔치는 아니다. 마이너 리거로 통하는 군소 후보들도 유권자와 언론의 무관심과 홀대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이색공약을 쏟아내며 표심잡기에 여념이 없다. 당락과 거리가 먼 이들의 몸짓이 유권자들에게 때론 신선하게, 때론 과격하게 와닿는다.
하지만 현실의 벽도 무시할 수 없어 거창하게 칼을 빼들었다가 주저앉는 예들도 나오고 있어 결승선까지 완주할 후보가 얼마나 될지도 관심이다.
대기업 부회장 출신 웨이터로 관심을 모았던 노년권익당 서상록 후보가 "불공평한 선거 거부"를 내세우며 뜻을 접은 데 이어 21일에는 우리겨레당 김옥선 대표도 "언론의 철저한 외면"을 탓하며 레이스에서 도중하차했다.
현재 빅3와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 이외에 군소 후보로는 이한동(하나로국민연합), 장세동(무소속), 김허남(복지민주통일당), 명승희(민주광명당), 김영규(사회당), 허경영(민주공화당), 안동옥(대한통일당)씨 등 7명선.
그러나 무엇보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다 막대한 규모의 선거자금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선관위가 정한 대선후보 1인당 선거비용 제한액은 341억8천만원이지만 이들중 상당수는 후보기탁금인 5억원을 마련하는데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따라서 이들이 저마다 완주를 장담하고 있지만 미미한 지지도와 자금부담 등 여러 여건상 후보등록을 포기하는 경우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한동(하나로 국민연합)=15일 창당대회를 통해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 후보는 "국민통합의 용광로가 되고 역사상 최대의 탕평책을 실시, 위대한 조국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을 탈당한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소속 의원들과 자민련 일부 의원들과 함께 교섭단체를 구성키로 한 상태지만 노무현·정몽준 후보간 단일화 여부에 따라 거취가 유동적이다. 이 후보는 △보수·혁신 대통합과 △권력 1인집중 방지 등 정치개혁 공약과 함께 △2010년 G-9(선진 9개국) 국가 진입 등을 제시했다.
◇장세동(무소속)=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의리의 돌쇠'로 알려진 장 후보는 "오늘의 정치가 시골장터에서나 보는 상투잡이식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며 새로운 정치질서 창출을 출마이유로 꼽았다.
군소후보들 중 지지율이 2%안팎을 상회하고 있어 자칭타칭 '마이너리그의 강자'로 꼽힌다. 그는 △동서남북 화합 △민생문제 해결 △불필요한 미군기지 환원 △대학 완전자율화 △문화예산 국가예산 2%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허경영(민주공화당)=수천명의 살생부를 작성,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이들을 척결하겠다는 '엽기 공약'을 발표했다. 정치·경제·종교계 인사 3만여명의 비리를 조사, 그중 3천57명 선별 사법처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 △국회의원수 100명으로 감축 및 무보수제 △대통령 직속 암행어사제 △신혼부부 새출발자금 5천만원 지급 △서울을 수도로 하는 '아시아연방' 창설 △전국을 전경도(경남+전남) 경전도(경북+전북) 충강도(충남+충북+강원) 제주도로 개편하는 등 파격공약도 제시했다.
◇김영규(사회당)=민주당 노무현 후보나 심지어 민주노동당까지 '반개혁적'으로 보는 등 대선 후보 중 가장 사회주의적 색채가 진하다. 그는 "억압박는 사람들과 가장 먼저 연대하겠다"며 "이회창 후보와 노 후보간 대선 싸움은 보수진영 간의 정권다툼"이라고 폄하했다.
또 △국가보안법 폐지 및 징병제 폐지 △주한미군 철수 △이라크 파병 저지 △파견근로제·시간근로제 폐지 △장애인통합법 제정 △지역구·소선거구제 폐지 △여성공직 참여 비율 50% 등의 공약도 제시했다.
◇안동옥(대한통일당)=안 후보는 "분단된 국토를 봉합하겠다"며 "민족정기를 바로 세워 인류평화와 공영을 선도할 수 있는 지구촌의 중심국가를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요 공약으로는 △모든 수감자에 대한 사면령 △전국의 모든 감옥 폐쇄와 함께 상징적인 백기 게양 △동전에서 지폐까지 새로운 화폐를 발행해 지하자금의 산업자금 유도 등이다.
◇명승희(민주광명당)=그의 일성은 "어머니가 대통령이 돼야 평화와 화합이 온다"는 것이다. 60대 가정 주부치고는 선이 굵다. 명 후보는 "나라가 혼란을 겪는 이유는 집안 일을 모르는 아버지들이 대통령이 됐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어머니의 손길로 나라 구석구석을 정리정돈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원 정원수 대폭 삭감 및 세비 축소를 통한 무보수 수준의 국민봉사 △공무원 비리 및 부정부패자는 법정기한없이 구속수사 및 사고금액 전액 국고환수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허남(복지민주통일당)=김 후보는 "재벌이 더 큰 재벌이 돼서 서민을 잘살게 하는 부익부 빈익부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해 '경제 쿠데타'를 예고했다. 또 당선과 동시에 "온 국민이 3기운동(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일하기 좋아하기, 정직하기)과 3정(正)운동(생각과 관찰과 실천을 바르게 하자)을 펴겠다"며 2개항의 국민운동 과제도 제시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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