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GDP 성장 효과 우리경제 심상찮다

올 해 3/4분기 경제성적표가 전망치에 크게 못미쳐 향후 우리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웠다.한국은행은 3/4분기 실질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5.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1분기와 같은 수준이지만 2분기(6.4%)는 물론 상반기 평균(6.1%)에 비해 성장률이 크게 꺾인 모습이다. 시장은 6% 정도의 증가를 기대했으나 빗나갔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6.7% 성장을 예상했지만 '과한' 전망이었음이 드러났다.

한은은 장마·태풍등 '천재지변'으로 농림어업, 건설업 등 일부 산업에서 적지않은 생산차질이 발생해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설명했지만 소비 증가 등 내수둔화가 예사롭지않다.

더욱이 이라크전쟁 불안감 등으로 미국 경기가 불투명하고 유럽·일본 경제 역시바닥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아 우리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있다.

이에따라 한은이 당초 설정했던 올 해 하반기 성장률(6.8%)과 연간성장률(6.5%)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박승 총재가 지난 7일 금통위직후 기자회견에서 장담했던 6%대 성장도 녹록지 않게 됐다.

다만 IT업종을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제조업이 견조한 생산증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어서 이 부문에 우리 경제가 목을 매게 됐다.

◆건설·농림어업 부진, 제조업이 '버팀목'

3분기 성장률이 둔화된 것은 건설업과 농림어업 생산이 장마·태풍 등의 영향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영향이 가장 컸다.경제 파급효과가 큰 건설업은 아파트 상가 등 건물건설이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도로·전력·철도 등 토목건설이 작년 동기대비 2.9% 감소했다. 전분기 3.5% 증가에 비해 부진했다.

이에따라 건설업의 성장기여율은 2분기 4.4%에서 -4.3%로 크게 후퇴했다. 3분기 성장률 둔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태풍의 피해가 가장 컸던 농림어업도 4.5% 감소해 전분기(-0.7%) 보다 훨씬 저조했다.

제조업은 반도체, 통신기기, 가정용 전기제품, 컴퓨터기기 등의 생산이 큰 폭으로 늘면서 작년동기대비 6.7% 증가했다. 이는 전분기 성장폭(6.4%)을 능가한 것이다제조업의 활황은 IT수출호조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IT 부문 생산증가율은 21.7%로 전분기(17.8%)에 이어 고도성장을 지속했다. 서비스업도 통신업·금융보험업 등을 중심으로 9% 증가해 전분기(8.4%)보다 높았다.이에따라 제조업의 GDP 성장기여율은 전분기 34.5%에서 38.7%로, 서비스업은 55.8%에서 64.3%로 상승했다.

◆소비·투자 저조, 수출이 '효자'

민간소비와 투자둔화도 경제성장률을 갉아먹었다. 민간소비는 의류·서적 등 준내구재와 통신·오락문화 등 서비스 지출은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음식료품과 PC·에어컨 등 내구재 지출이 둔화되면서 작년 동기대비 6.1% 증가에 머물러 전분기(7.6%)에 비해 낮았다.

고정투자는 설비투자(7.7%)가 전분기와 비슷했으나 건설투자는 3.8% 감소하며 작년 동기대비 0.9%에 증가에 그쳐 전분기(5.5%)에 비해 매우 저조했다.

반면 수출은 섬유·석유제품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통신기기·가정용 전기제품·컴퓨터 등의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21.7%나 급증, 전분기(13.5%)를 상회했다.이에따라 서비스를 포함한 총수출 증가율 역시 전분기 13.5%에서 21.7%로 호조를 보였다.

◆연간성장률 6% 달성 가능할까

한은 조성종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 성장률 둔화는 경기와 직접 관련이 없는 장마·태풍 영향이 컸기때문에 4/4분기엔 태풍 복구를 위한 추경예산 편성과 수출 증가지속으로 6% 정도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가 약간 둔화됐으나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수출증가세로 제조업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3분기 수출이 10%대의 증가를 보인데 이어 10월과 11월에는 20%대의 성장을 나타내고 있어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4/4분기 성장률이 최소한 3분기 수준인 5.8%만 돼도 연간성장률 6%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 수출의 주요 대상국인 미국과 일본의 경제가 불투명한데다 이라크전쟁 불안감에 따른 세계적 수요위축 등으로 이같은 수출증가가 연말까지 계속될지 불투명하다.

이에따라 현재의 경제여건이 유지될 경우 6% 성장이 가능하지만 수출에 다소 차질이 생기면 이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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