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 이회창-노무현 2강 체제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의 단일 후보로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결정됨에 따라 24일 앞둔 대선 구도가 '1강2중'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의 '양강 체제'로 재편됐다. 이에 따라 대선양상은 이 후보와 노 후보간 '부패정권 심판론 대 세대교체론'이라는 예측불허의 혼전양상으로 돌변했으며 정치권 움직임도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노선으로 급격히 양분될 전망이다.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은 25일 합당을 전제로 조만간 공동선대위를 구성, 선거공조를 추진키로 하는 한편 후보 단일화를 명분으로 탈당한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후단협) 소속 의원들을 다시 불러들여 '반(反)이회창 후보' 세력을 결집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노 후보와 정 후보는 25일 오전 11시 20분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동을 갖고 구체적인 연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화갑 대표는 이날 민주당 선대위 전체회의에서 "오늘 최고위원 회의를 열어 탈당의원들의 복당을 환영키로 당론을 모았다"며 "이같은 최고위원의 입장을 이미 노 후보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대철 선대위원장도 "탈당을 통한 후단협 의원들의 충정도 단일화에 기여했다"면서 "오늘이라도 복당해서 노 후보의 승리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노 후보로의 단일후보 확정은 당 진로를 두고 고민중인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하나로 국민연합 이한동 후보의 행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단일화를 "신 DJP연합이자 신 정경유착"이라 맹비난하며 대선전을 '부패정권 심판론으로 적극 부각시킬 계획이다.

한나라당 김영일 사무총장은 이날 고위 선거대책회의에서 "이번 대선은 정권교체로 국운융성이냐, 아니면 정권연장으로 끝없는 추락이냐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노무현으로의 단일화는 기껏해야 노사모 등 소수 친노그룹의 축제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폄하했다.

남경필 대변인도 "노.정 후보간 단일화는 부패권력의 상속자와 부실재벌의 상속자가 어깨동무한 신정경유착"이라고 공격했다. 한나라당은 또 그간 입당을 타진하던 민주당 탈당 의원과 자민련 일부 의원들을 받아들이는 등 세(勢)불리기에 나설 태세다.

이에 앞서 민주당과 국민통합21의 24일 단일후보 여론조사에서 노 후보는 여론조사 2곳 가운데 1곳에서 승리하고 1곳은 무효처리돼 정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노 후보는 리서치 앤 리서치의 경쟁력 조사에서 46.8%를 획득, 42.2%에 그친 정 후보를 4.6%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월드리서치 조사에서도 노 후보는 38.8%의 지지율을 얻어 37.0%에 그친 정 후보를 앞섰으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15개 여론조사 기관이 실시한 조사 가운데 최저치인 30.4%보다 낮은 28.7%를 기록, 무효처리 됐다.

박빙의 대결끝에 단일후보로 확정되자 노 후보는 "앞으로 더욱 더 국민에게 겸손하고 성실한 후보로서 최선을 다하고 12월 대선에서 승리, 떳떳한 대통령으로 성원해 주신 국민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 후보의 승리를 축하한다. 노 후보가 대선에서 당선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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