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까지 맡고있는 정몽준 후보가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탈락함에 따라 통합 21의 앞날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풍전등화' 신세가 됐다.
창당한 지 불과 20여일밖에 되지않아 당조직을 제대로 갖추지도 못한 데다 정 후보의 대선출마를 위해 급조된 터라 정 후보의 대선출마가 좌절됨에 따라 당의 진로는 시계(視界)제로상태의 안개 속으로 떨어진 것이다. 특히 통합 21이 창당과정에서 정 후보의 개인자금으로 운영돼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통합 21은 와해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5일 새벽 정 후보의 단일후보 실패소식을 TV로 지켜보던 당직자들은 침묵 속으로 빠져들었다. 일부 당직자들은 '내일부터 나올 필요가 없다'며 짐을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정 후보가 후보단일화 여론조사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노 후보와 만나 대선공조방안을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통합 21의 진로는 노·정 후보간의 회동이후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가 깨끗이 승복, 당초 합의대로 노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적극적인 대선공조체제에 나설 경우 통합 21도 대선때까지는 당체제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노 후보가 승리할 경우 대선공조체제는 곧바로 노·정 후보의 연립정부형태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후보의 대선출마라는 목표가 없어지면서 자원봉사형태로 이뤄진 당조직이 그대로 존립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이들은 정 후보의 대선출마라는 목표를 위해 당에 들어왔기 때문에 정 후보가 노 후보 선거운동에 나선다고 해도 이들이 당에 남아 노 후보 선거운동을 도울 명분이 없다.
그래서 당 일각에서는 민주당과의 합당이나 흡수통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그러나 기본적으로 민주당과 통합 21의 정책이나 성향이 달라 통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통합 21의 한 관계자는 "통합21은 정 후보의 대선 출마와 관계없이 지속될 것이며,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을 위해 나름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의 대선패배와 대선후의 제3세력의 움직임 등 정치권 재편 등을 겨냥, 당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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