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단협 '산별 교섭'확산 노사관계 판도 바뀐다

대구·경북 20여개 기계·금속업체 노조들이 내년부터 사용자 단체와 '산별 교섭'을 시작하고 상당수 병원 노조도 내년부터 산별 교섭을 계획, 노사관계 판도 변화가 예고됐다.

이에 앞서서는 은행노조가 작년에 처음으로 산별 교섭을 성사시킨 뒤 올해 이를 통해 '주5일 근무제'를 따냈다. 산별 체제가 산업 현장에 빠른 속도로 확산돼 노동계의 단합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

금속노조 대구·포항·경주지부(총 21개 사업장 노조원 3천500여명) 대표 등 금속노조 산하 전국 100여개 단위 사업장 노조 대표들은 21일 오후 대전에서 각 지부별로 산별교섭을 한다는 것을 핵심으로 한 '기본협약' 교환식을 가졌다.

이와 관련해 금속노조 대구지부 차차원 사무국장은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역내 사용자들도 산별 교섭을 받아들였다"며, "이렇게 되면 공동교섭·공동행동·공동타결을 효과적으로 진행시킬 수 있어 노조의 교섭력이 훨씬 강화된다"고 말했다.

경북대병원과 영남대의료원 노사도 올 상반기 임단협 과정에서 앞으로의 노사 교섭 형태와 관련해 '산별 교섭'이 가능하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내년 임단협부터 두 병원 등 대구·경북지역 18개 병원노조(노조원 3천여명) 등 전국 150여개 병원노조로 이뤄진 보건의료노조(4만여명)가 병원 노사 교섭을 주도할 전망이다.

대구은행 등 전국 17개 은행 노조들은 2000년 10월 산별노조를 출범시킨 뒤 지난 6월 산별교섭을 진행, 최대 쟁점이던 주5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이런 추세와 관련해 대구노동청 관계자는 "금속노조 대구지부 관련 사업장 중 일부 사용자는 기본협약에 합의하지 않아 내년엔 노사 갈등이 더 격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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