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일후보 확정 양당 표정-'승복 문화'이룩 모두 박수

25일 0시15분쯤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단일후보로 확정되자 민주당사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지만 국민통합 21 당사는 적막감에 휩싸였다.

○…민주당사 8층의 후보실에 모여있던 정대철 선대위원장 등 선대위 간부들은 TV를 통해 노 후보가 단일후보로 확정되자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당사 부근에서 여론조사결과 발표를 기다리던 노 후보는 곧바로 후보실로 들어와 "국민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감격에 겨워 말을 잇지못했다. 노 후보는 정 선대위원장과 김원기 상임고문 등과 껴안으면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노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제일 먼저 국민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무엇보다 불투명한 전망아래서 결단을 내리고 끝까지 함께 해주시고 조금전 기자회견을 통해 저를 도와주겠다고 하신 정몽준 후보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노 후보의 기자회견장에는 정 선대위원장과 김원기 고문 이상수 임채정 이해찬 신기남 이호웅 이미경 김희선 임종석 허운나 의원 등 선대위 간부들이 대거 나와 노 후보의 단일후보 확정을 자축했다. 또 명계남 전 노사모 회장 등 노사모 회원 100여명도 새벽까지 당사앞에서 '노무현'을 연호하면서 승리를 만끽했다.

○…단일후보로 확정된 뒤 25일 민주당 선대위 공식회의에 첫 참석한 노무현 후보는 "스스로 자화자찬할 일이 아니지만 작지만 새로운 역사라고 본다. 다들 어렵다고 한 것을 해내 은근히 자부심도 생긴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선대위회의에는 한화갑 대표와 50여명의 당무위원들이 자리를 같이 했다.

노 후보는 또 "한나라당이 대선구도를 보수와 진보의 대결로 몰아가고 있다"고 경계하면서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몰아붙이는 진보정당도 아니고 나 역시 진보노선으로 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이 바라는 것은 노선대결이 아니라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의 패배승복에 대해 "우리 정치사에 처음으로 승복의 문화를 이루는 선구자가 됐다"고 박수를 보냈다. 노 후보는 "단일화의 결단을 내리고 끝까지 함께 한 뒤 승복을 약속한 정 후보의 자세에 거듭 감사드린다"고 했고 한 대표도 "약속대로 노 후보에게 손을 들어준 정 후보는 우리 정치사에 승복문화를 일궜다"고 추켜세웠다.

정대철 선대위원장 역시 "단일화가 작은 신화라면 정 후보의 승복은 거대한 신화가 될 것"이라며 "정권창출을 위한 창조의 밑거름으로 아름다운 패자의 모습을 보여 준 정 후보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국민통합21은 민주당 노 후보의 승리 소식이 발표되자 침묵에 휩싸였다. 당직자들은 입을 닫았다.

정몽준 후보는 이날 0시20분쯤 기자실을 찾아 "조금전 발표를 봤다. 노 후보의 승리를 축하한다. 노 후보가 당선되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짤막하게 소감을 밝힌뒤 당사를 떠났다.

정 후보의 얼굴은 굳어있었다. 그는 민주당 노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을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만나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유몽희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으며 노 후보가 반드시 당선되도록 우리 당과 정 후보는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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