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후보 중심의 단일화로 민주당내 역학구도에도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소속 의원들의 탈당사태의 빌미가 된 '지도부 인책론'이 자동 소멸되고 개혁성향 그룹의 입김이 드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동교동계를 비롯한 비노(非盧)·반노(反盧) 인사들의 이탈현상도 자연 고개를 숙일 가능성이 크다.
우선 노 후보의 단일화로 당내 권력 지형도가 소장파를 포함한 개혁그룹 쪽으로 급격히 쏠릴 전망이다. 노 후보를 단일후보로 만드는데 공신역할을 한 정대철·정동영·신기남·추미애 최고위원을 비롯, 조순형·김원기·천정배·신계륜 의원 등 개혁파와 소장그룹의 위상이 크게 강화돼 당내 '신주류'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대선을 앞두고 당체제가 선대위 중심으로 정비됨에 따라 이들의 목소리도 자연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DJ가 탈당한 이후 한화갑 대표중심으로 당 역학관계가 쏠리는 듯 했으나 노 후보가 단일후보로 확정됨에 따라 당권·대권의 의미가 사라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25일 당 선대위 전체회의에서는 그간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비노 내지 중도파 인사가 다수 참석, 눈길을 끌었다. 선대위 회의에 참석지 않았던 한 대표를 포함, 탈당설이 나돌았던 한광옥·이협 최고위원과 김옥두 의원 등 동교동계 맏형격 의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또 내심 정몽준 후보중심의 단일화를 기대했던 김근태 의원도 이날 자리를 지켰고 정 후보가 자신을 지지하는 의원들로 거명했던 강운태·박주선·장영달 의원도 얼굴을 비쳤다.
특히 이종걸·송영길·임종석 의원과 허인회·문학진 지구당 위원장 등 30, 40대 원내외 지구당 위원장 24명이 이날 "노 후보의 당선과 대선이후정치개혁 실천을 도모하겠다"고 선언, 개혁성향 인사들의 목소리를 더했다.
반면 비노 노선을 표방했던 동교동계와 정균환 최고위원이 이끄는 중도개혁포럼의 힘은 상대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노 후보 중심의 단일화에 회의적이었던 만큼 당내 입지도 약해져 자신들의 거취를 고민해야할 처지가 된 것이다.
또 이인제 의원도 이용삼·김기재 의원 등 자신의 계파 의원과함께 당 잔류냐, 탈당이냐를 두고 목하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이 당을 박차고 나갈 명분이 약한데다 보수·진보 구도로 대별되는 이번 대선에서 섣불리 나갔다간 독자 세력화조차 어려울 것이 뻔하기때문에 대부분 당 잔류쪽으로 선회하거나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선대위에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정균환·박상천 최고위원의 경우"단일화가 된 이상 단일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순리"라고 탈당설을 일축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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