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교육청 온라인 콜센터

지난 18일 오전 경북기계공고 황인석 교사는 학교 프린터가 고장났다는 소식을 듣고 대구시교육청 온라인 콜센터(http://oncall.dge.go.kr)에 접속, 당일 오후 3시까지 프린터를 다시 쓸 수 있도록 유지·보수 협력업체에게 요청했다.

사소한 프린터 고장이라도 업무수행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협력업체 인터컴은 이날 오후 2시 경북기계공고 프린터의 드라이브를 재설치함으로써 고객인 학교의 요구사항을 100% 이상 만족시켰다.

대구시 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실시한 '학교 정보화기기 유지·보수 온라인 콜센터'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409건에 불과하던 이용실적이 올해 11월 말 현재 2천500건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대구시내 각급 학교 '학내전산망'과 '학교종합관리시스템(SIMS)'을 유지·보수하는 업체를 조달청 입찰에 의해 1곳씩만 선정했기 때문에 학교의 자율성과 서비스 수준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 유지·보수 협력업체를 학교가 스스로 선택하고, 각종 서비스 신청 및 처리결과를 시교육청 온라인 콜센터에서 종합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바꾸면서 업체들간 서비스 경쟁이 시작되고 그만큼 학교정보화기기 운영이 원활해지는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지난 1997년 이후 5년간 교육인적자원부는 5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전국 각급학교에 정보화 인프라를 구축했고, 대구에서만도 학내전산망 204개교,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 220개교, 기타 정보화기기 377개교 등 상당한 교육정보 인프라가 완성됐다.

하지만 문제는 유지·보수. 각 학교마다 4억~5억원 상당의 정보시스템을 갖추고도 이를 제대로 유지·보수하지 못해 무용지물이 되는 사례가 곳곳에서 발생한 것이다. 시스템을 구축한 업체에 A/S를 요청해도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기대하기도 어려운데다 무상 유지·보수기간도 대부분 끝났기 때문이다.

특히 컴퓨터 및 정보시스템에 대한 지식을 가진 인력이 거의 없는 초등학교나 인문계 고교 등은 교사들이 가장 기피하는 부서로 '정보화담당' 보직을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일반기업의 경우 3~5명의 전문요원이 관리하는 정보시스템을 전문요원 한 명 없는 각급 학교에서 스스로 운영한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엄청난 예산부담을 안고 각 학교마다 정보화 시스템 운영전문요원을 채용할 수도 없는 노릇.

시교육청 단위에서 조달청 입찰을 통해 유지·보수 전담업체를 선정하는 방법도 실효를 거두기 어려웠다. 어쩌면 1년간 독점적 지위를 보장받은 업체에게 각 학교의 서비스 요구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하기를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는지도 모른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런 문제점을 감안, 올해 1월부터 모두 18억여 원의 정보화시스템 유지·보수 비용을 각 학교마다 500여만원씩 나눠준 뒤 협력업체를 학교가 자율적으로 선택해 관리하도록 했다.

또 학교와 협력업체 모두 온라인콜센터를 통해 서비스를 요청하고 그 결과를 통보하도록 해 시교육청에서 전체 유지·보수 및 관리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각급 학교에는 자율성을, 업체에는 바람직한 서비스 경쟁을, 교육청은 전체 정보화시스템 운영상황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가 온라인콜센터를 통해 완성된 셈이다.

이홍길(40) 대구시교육청 정보화담당 사무관은 "내년부터 업체별 서비스 출동시간 및 서비스 수준 등의 통계치를 공개, 각 학교에서 우수한 서비스 업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며 "또 서비스 신청 및 처리 결과를 협력업체와 담당교사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해주는 메시징 기능을 추가하는 등 온라인콜센터에 새로운 기능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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