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출효자 향토기업-경북 선도기업(상)

수출품 1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 지수가 올 3분기에 91.6으로 통계 집계를 시작한 1988년 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우리가 수입은 비싸게, 수출은 싸게 함으로써 밑지는 장사를 계속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지난해 말과 올초 반짝 개선되는 듯하던 교역조건이 이처럼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후발국의 추격으로 수출단가는 하락하는 반면 유가 등 원자재비는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대외수출 여건에도 불국하고 경북지역에서는 구미와 포항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출물량을 늘리고, 수출액을 증대하는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올 1~10월의 대구.경북지역 수출액은 164억4천200만달러, 수입액은 123억7천700만달러로 무역수지 흑자가 40억6천500만달러에 달했다. 이중 수출과 수입에서 경북이 각각 143억3천100만달러(87.2%)와 112억3천300만달러(90.7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무역의 비중이 대구에 비해 월등히 높다.

같은 기간 경북의 수출액과 무역수지흑자액이 우리나라 전체(1천324억7천만달러, 89억7천400만달러)로 볼 때 상당히 높은 10.8%와 34.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구미에 고부가가치산업인 컴퓨터주변기기와 무선통신기기 등 전자제품, 그리고 포항에 철강 및 금속제품이 수출 효자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구미지역의 수출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의 9.2%, 무역수지 흑자액은 전국의 77.3%에 달할 정도로 교역에서 구미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구미지역 수출기업들도 후발국의 추격에 따른 수출 애로를 겪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첨단기술개발과 생산비절감 등으로 수출단가 하락 요인을 없애고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수출단가 하락과 원자재가격 상승, 치열한 경쟁 등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교역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제값 받고 팔 수 있는 세계 1등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신화를 창조하고 있다.

우리나라 세계무역의 심장 구미에서는 어떤 기업들이 세계시장을 향해 뛰고 있을까? 올 상반기중 경북지역의 수출 우수기업 상위 20개 중 무려 16개 업체가 구미에 있다. 올 1~9월 구미지역 기업체의 수출액은 108억1천732만4천달러(전국의 9.2%), 수입액은 48억1천98만8천달러(〃 4.4%)로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60억633만6천달러(〃 77.3%)를 나타냈다.

수출1번지 구미공단에선 삼성전자를 빼놓을 수 없다. 삼성전자는 구미에 팩시밀리.교환기.CDMA 이동통신장비 등을 생산하는 제1사업장(공단동)과 역시 CDMA 이동통신장비 휴대전화.PCS.팩시밀리.HDD(Hard Disk Drive 보조기억장치).교환기.광섬유 등을 주력화하고 있는 제2사업장(임수동)을 두고 있다. 이들 정보통신기기와 사무용자동기기중 간판제품은 당연히 휴대전화.

세계시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펼치고 있는 '삼성 에니콜'신화는 IT산업의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에서 '명품'인정을 받아가며, 갈수록 명성을 떨치고 있다.

지난해 세계 휴대전화시장 점유율 4위에서 올해는 1천106만대를 팔아 3위(10.6%) 자리에 올랐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 수출액은 전체 매출액의 절반을 상회하는 5조2천455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급성장하고 있는 것은 첨단기능의 제품출시와 차별화된 디자인 개발, 브랜드 인지도 향상 등 품질혁신활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한 '2002 국가품질경영대회'에서 '한국품질대상', 한국능률협회 주관 '2002 생산혁신 세계대회'에서 '기업부문대상'을 수상한 것은 원가절감을 통한 생산혁신과 철저한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디지털 기술은 시,공의 제약을 뛰어넘어 기술과 시장, 문화 등 인류생활의 전반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에 대해 삼성전자 구미공장 장병조 공장장은 "인류에게 보다 편리하고 가치 있는 삶을 제공하는데 삼성전자 디지털기술의 초점이 맞춰진다"고 말했다.

삼성과 미국 코닝사 합작기업인 삼성코닝(주)도 수출 우수기업이다. 컬러 브라운관용 유리와 ITO 코팅유리(세계시장점유율 45%), 로터리 트랜스포머 등을 주력상품으로 생산하고 있는 삼성코닝 구미공장은 작년 매출규모 4천826억9천300만원에서 올해는 4천850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수출의 경우 지난해 4천605억5천900만원을 달성했으며, 올해는 4천650억원이 예상치다.

부채비율 53%로 건실도가 높은 삼성코닝은 구미.수원.서울 등 국내와 독일.말레이시아.중국 등 해외에 사업장을 두고 지난해 국내에서 8천676억원, 해외에서 1조2천20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삼성코닝은 향후 광소재부품.코팅.세라믹스과 컬러 브라운관용 유리쪽으로 사업을 다각화, 오는 2006년 매출 2조5천억원 달성을 이뤄낸다는 포부다.

이밖에도 도레이 새한(주)과 (주)새한구미공장, 진평동 LG필립스엘시디, 대우전자(주)구미공장, LG전자(주)구미TV공장, 오리온전기(주)제3공장, (주)코오롱, LG전선(주)구미공장, 한국전기초자(주), LG마이크론(주), 현대전자산업(주), (주)실트론, (주)효성구미1공장 등 굵직한 기업들이 수출 상위기업으로 분류됐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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