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라진 김장철 포장김치 호황

김장철이면 비수기에 접어들던 김치공장들이 김장을 담그지 않는 풍속도와 맞물려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김치공장은 전국적으로 500여곳이 성업중이며 대구.경북지역 포장김치시장은 300억~400억원 정도로 추정되며 갈수록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실제 (주)두산식품BG가 최근 주부 900여명을 대상으로 김장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직접 김장을 담가 먹겠다는 응답은 27.6%에 그쳤다.

25일 오후 경북 경산시 진량읍에 있는 김치공장 아진종합식품. 수십명의 직원들이 배추를 다듬고 양념에 버무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요즘들어토.일요일에도 공장을 가동하고 하루에 3시간씩 연장근무를 하고 있지만 밀려드는 주문량을 맞추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고향맛김치'라는 브랜드로 80여종의김치를 가공.생산해 대구.경북지역 전체 김치시장의 30~40%를 차지하고 있는 아진종합식품의 백순정 이사는 "작년부터 포장김치 수요가 매년 10~15% 이상 늘고있다"며 "예전엔 김장철은 김치공장의 비수기였지만 지난해부터 이런 공식이 깨졌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배추값이 폭등한 것이 포장김치 수요를 불붙이고 있다. 지난해 배추 5t가격은 200만원이었지만 올해의 경우 400만원으로 두배 정도 올랐다.하지만 포장김치의 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어 주부들의 인기를 끈다는 것이다.

일본 등 해외시장으로의 수출에 집중했던 (주)정안농산(대구 달성군 논공읍)은 최근 내수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회사는 다음달 주부들을 대상으로 김치공장을 둘러보고 직접 김치를 담가보는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경북 안동 풍산농협 김치공장도 요즘 밀려드는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100여명의 직원들이 연장근무를 하고 있다. 하루 평균 15t의 김치를 생산하는데 이는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했다는 것.

정수호 장장은 "배추값이 비싼 데다 김치냉장고가 보급되면서 김치를 사먹는 가정이 점점 늘고 있다"며 "김치공장들이 위생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김치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 김치 값은 5kg에 1만8천원, 10kg에 3만4천원선.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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