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산국제영화제 결산

"굿바이, PIFF".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4~23일 열흘간의 '항해'를 마치고 아쉬움속에 막을 내렸다. 23일 오후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폐막식은 일본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의 입장에 맞춰 시작됐다.

김동호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지난해보다 2만4천여명이 많은 16만7천여명의 관람객과 세계 3대 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5천300여명의 귀빈이 부산을 찾아줬다"고 말해 영화제의 양적 성장을 자랑했다.

이날 폐막작 '돌스(Dolls)'의 상영에 앞서 무대인사를 한 기타노 다케시 감독은 "부산영화제가 7년만에 크게 성장해 놀랐다. 일본에도 도쿄영화제라는 큰 영화제가 있는데 5명쯤 온다"고 말하는 등 코미디언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번 영화제는 한국영화의 잔치나 다름없었다.

영화 '질투는 나의 힘'(박찬옥 감독)이 카날라 사스트리 감독의 '의례…열정'과 함께 '최우수 아시아 신인작가상(뉴 커런츠상)'을 공동 수상한 데 이어, '죽어도 좋아'(감독 박진표)가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 'PSB 관객상'에 뽑혔다.

또 영화 '로드무비'(감독 김인식)는 '아시아 영화진흥기구상'에 선정됐다. 또 개막작 '해안선'과 '한국영화 파노라마' 등은 각각 98.5%, 91.6%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거둔 성과는 일단 '아시아 최고영화제'로서 손색이 없어 보인다. '대만영화 특별전'을 계기로 허우샤오시엔을 비롯한 대만 감독들이 대거 입국했으며, 칸, 베를린, 베니스 등 세계 3대 영화제 집행위원장 등이 동시에 참여, 영화제의 한층 높아진 위상을 반영했다.

그러나 부산국제영화제 앞에 놓인 숙제는 많다.

지난해보다 25편의 상영작(올해는 모두 57개국 226편)이 늘어나고, 1천500여명 이상 늘어난 5천300여명의 국내외 게스트가 참가한 양적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이 의문시되고 있는 것.

이번 영화제 관람객수는 전년(14만3천여명)을 제외하고는 1회 18만4천여명, 2회 17만여명, 3회 19만2천여명, 4회 18만여명, 5회 18만1천여명 등에 비해 감소 추세. 관람객들은 시민회관, 대영시네마, 부산극장, 해운대 메가박스 등 여러곳에 떨어져 있는 개봉관을 찾느라 진을 빼야 했다.

세계3대 영화제 위원장과 기타노 다케시 감독 등 소수의 '저명인사'만 자리했을 뿐 장동건, 이병헌, 김정은, 강수연 등 몇몇을 제외한 대다수 국내 스타들이 찾질 않아 관객들의 아쉬움을 샀다.

다만 그동안 숙원과제로 꼽혔던 영화제 전용관 건립의 경우 25일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조직위 등이 2004년 1천500~2천석 규모의 대형 영화관을 지을 계획으로 알려져 청신호가 켜진 상태.

전용관이 건립되면 영화제 개최시기를 매년 일정하게 할 수 있는 등 부산영화제가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정상의 영화제로 자리잡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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