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혜수 잇단 구설수 맘고생

"죽은 장희빈이 산 김혜수를 괴롭히네".KBS 2TV 100부작 특별기획드라마 '장희빈'의 주연배우 김혜수의 심기가 요즘 바싹바싹 타 들어가고 있다. 영화·드라마 겹치기 출연에 따른 법정비화와 드라마 외주제작사 관계자의 담당 PD폭행건 등 각종 재난을 겪었던 드라마 '장희빈'이 최근 선정성 논란에 또다시 휩싸이면서 한동안 '후폭풍'이 불어닥치리란 예상 때문.거듭된 야외촬영으로 일찌감치 홀쭉하던 김혜수의 뺨이 안쓰럽게 여위었다. 다사다난했던 '장희빈 실록'을 살펴보자.

△선정성 논란

'사건'은 지난주 17일 촬영에서 있은 목욕 신, 합방 신, 키스 신, 방중술 연마 신 등이 신문과 방송매체를 장식하면서 터졌다. 지난 21일 방송된 이날 촬영분은 "왕실의 궁중생활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려는" 기획의도를 무색케할 정도로 '변금련전' '옥보단'류를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

이어 '에로사극'이란 절묘한(?) 비판에 방송국측이 "일부 언론이 당초 기획의도와 달리 장희빈의 선정성만 부각시켜 왜곡 보도하고 있다"고 맞불을 지르면서 선정성 논란은 일파만파로 번져나간 것. '장희빈'의 선정성은 사실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아무렴 '건강미인'을 캐스팅했는데 이 정도는 돼야지.

그러나 이번 선정성 논란은 방송국측이 그 책임을 일부 신문과 외주제작사측에 돌리는 동안, 이들 분별없는 매체들이 짜고 친 한 판의 혐의가 더 커 보인다. 선정성에 대한 책임공방이 벌어지는 동안 드라마는 10% 중반대의 지지부진한 시청률을 만회하고, 시청률을 23.1%(21일 기준)까지 끌어올렸으니 말이다.

△겹치기 출연 법정비화/외주제작사 대표 PD폭행시비

겹치기출연 소동은 영화 '바람난 가족'(명필름)에 주연키로 했던 김혜수가 영화를 '바람맞히고', 드라마 장희빈에 출연을 결정하면서 불거졌다. 영화사측이 영화제작일정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며 김혜수에게 5억원의 손해배상을 법원에 청구했던 것. 사태는 영화사측이 출연계약금 1억2천만원을 돌려받는 조건으로 소를 취하함으로써 진정됐다. 그러나 주연이 교체(문소리)된 영화는 크랭크 인 시기를 한 달 늦춰야 했고, 충무로의 의리를 저버린 것이 된 김혜수는 심한 마음고생을 겪어야 했다.

PD폭행건은 지난 1일 드라마 '장희빈'의 외주제작사 대표가 주연 배우의 분장공간 문제를 놓고, 담당 PD와 몸싸움을 벌인 과정에서 비롯됐다. 사건 직후 드라마 방송국 PD들이 해당 제작사의 퇴출을 요구하며 제작거부까지 하고 나서는 등 험한 분위기를 낳았다.

△"희빈, 의연함을 보여주시게"

이래저래 거듭되는 '사고'에 김혜수만 죽을 맛이다. 편당 600만원이상, 혹은 1천만원대라는 최고액의 출연료를 받았다지만, 한 겨울 새벽까지 강행군하는 야외촬영에 야한 신까지 몸사리지 않은 대가치곤 혹독하다.

출연결정 당시 김혜수는 "초등학교 시절 TV드라마에서 장희빈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평생에 꼭 한번 해 보고 싶은 역"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제작진도 "기존의 장희빈이 애욕과 술수에 능한 요부로 묘사된 것과 달리, 정치적 음모가 난무하는 궁중안에서 진취적으로 운명을 개척하는 강인한 여인상을 보여주겠다"고 건전한(?) 기획의도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앞서 여러사건을 거치는 동안 '지나치게 일찍' 파란만장해진 김혜수는 세인들의 말풍선 속에서 죽은 장희빈과 겨우 교차점을 찾는 인상이다. 역사는 역사일뿐 따라해선 안되는 것을…. 하기야 천하의 장희빈이 아닌가.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