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땀.눈물 그리고 우승 되돌아본 21년-(5)파트너를 골라라

83년 해태 김응룡 감독이 팀을 단단히 결집시켜 처음으로 우승, 이후 10번이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게 되는 화려한 지도자 경력의 첫 발을 내딛는다.83년 실패를 맛보았던 삼성은 김영덕 감독 체제로 출발한 84년 시즌, 짜임새있는 야구로 강호의 면모를 되찾는다.

6월19일 끝난 전기리그에서32승18패(승률 .640)로 우승을 차지, 2년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일찌감치 확보하는 여유를 가지게 됐다.

그러나 김영덕 감독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후기리그까지 제패, 통합 우승을 차지해 한국시리즈를 무산시킨다는 야망을 불태웠다. 이를 위해김 감독은 후기리그 우승을 위한 필승 전략을 수립, 코치들에게 이를 숙지하도록 했다.

10가지로 짜여진 필승전략에는 홈 경기에 에이스를 투입, 반드시이기고 양일환, 전용권, 권기홍, 진동한 등 신예 투수들과 타격 1위 이만수를 중심으로 타격 2위인 박승호처럼 타율 3할4푼대를 치고도 규정 타석 미달로순위에 들지 못한 선수들을 후기리그에 풀 가동시킨다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또 전기리그처럼 조심스럽고 아기자기한 야구를 버리고 이만수, 장효조 전현발,박승호 등 강타자들의 특성을 살린 통쾌한 야구를 펼치며 강타와 도루가 연결될 수 있는 기동성 야구 추구, 데이터 적극 활용, 합숙을 통한 심리적 안정 등의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치밀한 성품의 김영덕 감독다운 팀 관리였다.

하지만 후기리그 중반, 우승권에서 벗어나자 김영덕 감독이 한국시리즈 파트너 선택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바람에 필승전략은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다.이에 따라 김 감독은 이후 두고두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결정을 한다.

곧 발간될 '삼성 라이온즈 20년사'에 따르면 그 해 8월16일 광주 원정경기서 해태에게 2패를 당하자 김영덕 감독은 8월17일 숙소인 광주 신양파크호텔서 코치들과 한국시리즈 파트너 선택을 위한 회의를 가지게 된다. 약팀을 골라후기리그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을 하자는 목적으로 회의가 열렸다.

코치들은 첫 번째 팀으로 해태를 찍었고 두 번째 팀으로는 OB를 찍었다. 두 팀 모두 확실한 에이스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김영덕 감독은 롯데를 만만한 상대로 점 찍어 놓고 있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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