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에서 떨어진 MJ(정몽준)가 몽니를 부렸다. 선거공조(共助)를 담보로 소위 '분권형 대통령제'를 공약으로 내걸라고 노무현 후보에게 요구한 것이다. 노 후보도 고민이다. 거기다 한나라당까지 "너희끼리만 개헌하냐~"며 끼어들었다. 노 후보가 개헌이슈로 한번 더 뜰까봐 '통일 헌법'이란 아이디어로 개헌열차에 동승해 버린 것이다.
도대체 20일밖에 안남은 선거판에 개헌얘기가 왜 튀어나오나? 개헌문제가 뜨면 정책대결이 죽는다. 정책대결이 죽으면 상호비방.흑색선전의 '네거티브'전쟁 뿐이다. 그러니 개헌논쟁은 조금 뒤로 물려라. 기실 '개헌'은 권력구조의 근본적 개편을 요구하는 것이요, 그것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2의 찬성과 국민투표로 성립된다.
이 '국민의 뜻'은 지금 한없이 잠잠한데 '갑자기' 왜들 이러는지 불쾌한 것이다.정 대표가 노 후보에게 제안한 것과 이 후보가 내놓은 개헌안은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총리 또는 부통령으로의 권력분할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다.
87년 '1노3김'이 정치적 타협으로 어중간하게 '5년 단임제'를 내놨을 땐 중임이 가져올 장기집권의 유혹은 겁이 났고, 1년이라도 대통령은 더 해먹고 싶고, 그래서 그랬던 것이었다. 따라서 이 민주화된 시점에서 현행 헌법이 문제있음을 인정하지만 왜 하필 이 선거판을 불난 호떡집처럼 만드는가 말이다.
우리는 정 대표가 총리가 탐이나서 내놓은 것이 아니란 말을 믿는다. 그러나 JP가 내각제개헌을 고리로 내걸어 '그 스스로는 즐거웠으되 나라는 실패했다'는 바로 어제의 역사책도 읽었어야 했다. 정략적 발상의 오해를 받아도 할말이 없지 않은가. 노 후보가 이 제안을 받아먹으면 2년후 거짓말쟁이가 될 공산이 크고, 안받으면 집권의 꿈을 접어야 할 판이다. 17대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거듭 말하지만 권력구조 변화는 국민적 여론의 형성이 전제되어야지, 특정집단이나 소수의 발상에 끌려가듯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개헌문제에 더 많이 고민할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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