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라크 이동식 무기실험실 의혹

27일 유엔의 대(對) 이라크 무기사찰단이 본격 활동을 시작한 가운데 사찰을 피하기 위해 이라크가 각종 대량살상무기를 이동이 가능한 대형차량 등에 은닉해 놓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abc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민간 전문가들과 정부 관리들은 이라크가 이동이 가능한 무기실험실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탐지하고 파괴하는 것이 어려울 뿐아니라 전쟁 발발시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이동식 무기실험실은 바퀴가 18개 달린 트레일러 또는 빵배달 차량 등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이들은 추측했다.

특히 이런 차량들을 이라크의 수도인 인구 500만의 바드다드시내에서 찾는다는 것은 워싱턴주에서 연쇄저격범의 흰색 밴을 찾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이와관련, "(이라크에서) 생화학무기에 대한 이동생산시설에 대한 증거가 있다"며 "이런 무기를 만드는 생산시설은 그렇게 큰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데다 바퀴만 달면 은닉도 매우 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이런 이동무기실험실들이 전쟁발생시 즉각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영국의 합동정보위원회는 의회에 제출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라는 보고서에서 "이라크의 생화학무기들은 배치까지 45분밖에 걸리지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아직 정확한 이동식 무기실험실의 존재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지난 96년부터 2년간 유엔 무기사찰단원으로 근무했던 크리스토퍼 콥-스미스는 "바그다드에 있는 동안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으며 abc의 안보자문위원인 앤소니 코데스만도 "많은 추측이 있지만 한번도 잡히거나 파괴된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동식 무기 실험실들을 추적해 낸다고 해도 이들 실험실에 있는 생.화학제나 이를 실어나르는 무기시스템 등을 어떻게 파괴하느냐 하는 것도 문제다. 유효성이 떨어지는 미사일공격은 내부에 있던 병균을 확산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무인 정찰기 '프레데터' 등 사용할 수 있지만 프레데터에 탑재된 헬 파이어 미사일이 이들 이동무기실험실에 있는 생.화학제를 모두 제거하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핵무기 사용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과잉살상을 유발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고 헤리티지재단의 국방.국가안보 전문가인 잭 스펜서는 지적했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색출방법은 결국 내부고발자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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