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호등·분리대 "안보여"

낮에는 신호등 판별이 어렵고 밤에는 횡단보도.중앙분리대.차로규제봉이 잘 보이지 않는다. 대구 시가지 운전 때의 이런 어려움들이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운전자들은 특히 역광 때문에 신호등을 제대로 인식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모(28.만촌동)씨는 "신호대기 중 계속 쳐다보고 있어도 신호 변경을 분간할 수 없는 곳이 적잖다"고 했다. 최모(34.대구 방촌동)씨는 "불빛이 너무 희미해 전구 수명이 다됐거나 청소 소홀로 먼지가 짙게 낀 것 아닌가 싶은 신호등이 하나 둘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대구경찰청 교통과 관계자는 "신호등 전구는 수명이 다할 때까지 광도가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역광이나 먼지때문에신호등이 잘 안보이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신호등 유리는 6개월 주기로 전구를 교체할 때 청소하는 경우가 있으나 기름때때문에 제대로청소되지 않는다는 것.

그러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정봉만 박사는 신호등의 신호가 잘보이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신호등 전구를 제때 교환하지 않기때문이라고 했다. 정 박사는 "신호등 광도 기준은 좌우 중심, 하향 2.5˚각도에서 340cd 정도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광도가 떨어지는 것을 감안, 수명의 70% 정도에서 교환해 줘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수명을 다해 전구가 꺼져야 교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에 계명대 교통공학과 김기혁 교수는 "대낮에도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광도 높고 저렴한 선진형 신호기로 교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등에서는 전구 대신 전기료가 80% 가까이 적게 들면서 더 밝고 수명이 반영구적인 LED전등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 하지만 대구시청 관계자는 "월드컵경기장 삼거리 부근에 LED등을 시범 설치한 적 있으나 대구의 기존 신호등 제어기가 낮은 전류를 감지하지 못해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근래 설치가 급증한 노면 차로규제봉이나 중앙분리대가 제대로 구분안돼 야간운전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쇠로 만든 중앙분리대는 회색인데다 야광이 안돼 구분조차 힘들고, 차로규제봉은 대구시내 주요 도로 곳곳에 깨지거나 야광 기능을 잃은 채 방치돼 있다는 것.

운전자 박모(50.대구 대명동)씨는 "밤에 남부경찰서에서 안지랑쪽의 1차로로 직진할 때마다 캠프워커 앞 노면에 설치돼 있는 차로규제봉을 제대로 구분할 수 없어 늘 아슬아슬하다"고 했다.

반면 달성군청은 횡단보도를 특별히 환하게 만듦으로써 야간에 운전자들이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달성공단 등 3곳에 높이 6m 길이 15m짜리 횡단보도용 특별 조명등을 설치한 것.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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