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盧-鄭 분권형 개헌 합의

민주당과 국민통합 21이 29일 정몽준 대표가 제기한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문제에 대한 합의도출에 성공함에 따라 양당간 대선공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양당은 28일 밤 심야협상을 통해 오는 2004년 17대 국회 개원 이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발의, 추진한다는데 합의하고 29일 오전 양당간 정책 및 선거공조협의회를 갖고 합의문을 작성했다.

이에 따라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대표는 금명간 만나 정 대표의 선대위원장직 수용문제 등을 매듭짓고 대선공조체제를 출범시킬 전망이다. 노 후보가 28일 오전 전격적으로 개헌논의 수용입장을 밝히며 개헌론 논란의 물꼬를 텃는데도 불구하고 정 대표가 "좀 더 성실했으면 좋겠다"고 대꾸하면서 양당은 개헌논의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듯 했다.그러나 노 후보가 이날 저녁 정 대표의 요구대로 개헌시기를 2004년으로 양보하면서 양당간 협상은 실마리를 찾았다.

민주당 정책조율단의 정세균 의원은 29일 오전 선대위본부장단회의에서 "99.9% 타결됐다. 그러나 0.01%가 남아있다"며 사실상 완전타결됐다는 것을 강조했다.

양당이 이처럼 이 문제를 서둘러 매듭지은 것은 한나라당이 이날 국정원의 도.감청의혹을 주장하면서 전방위공세로 나오자 노 후보측이 정대표와의 대선공조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노 후보와 정 대표가 개헌론을 내세워 신경전을 벌이면서 노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후보간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등 단일화의 시너지효과도 약발이 떨어지자 노 후보측이 위기감을 갖게됐다는 것이다.

한편 통합 21이 분권형 대통령제를 고집하고 있는 것은 정 대표의 대선이후 구상과도 관련돼있다는 관측이다. 그는 통합 21을 유지하면서 차기 총선을 준비하는 한편 차기 대선까지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것이다.

통합 21의 전성철 정책위의장은 "통합 21이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강력히 내세울 경우 국민들은 개헌이 가능하도록 통합 21에 일정 의석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피력했다.

이와 더불어 통합 21 내부에서 민주당과의 선거공조체제 구축에 앞서 공동정권 구성문제를 논의해야한다는 의견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28일 열린 통합 21 당무회의에서는 노 후보가 집권할 경우 통합 21이 일정 지분을 갖고 국정에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전 정책위의장은 "차기정부에서의 정 대표의 역할을 제시하지 않고서는 정 대표의 적극적인 대선공조나 정몽준 지지표를 흡수할 수 있겠느냐"며 민주당측이 '알아서' 입장을 밝혀줄 것을 기대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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