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특별조사단의 28일 허원근 일병사망사건과 관련한 최종 조사결과 발표는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의 지난 9월10일 발표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어서 향후 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국방부 특조단은 특히 이날 발표에서 의문사진상규명위가 허일병 사건을 타살로 날조.조작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의문사진상규명위가 강력 반발하는 등 두국가기관사이에 자칫 감정싸움으로 불길이 번질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자살과 타살로 서로 엇갈리는 국방부 특조단과 진상규명위의 입장차이는 한마디로 극명해 경우에 따라선 향후 사법부나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 특조단 '자살', 의문사위 '타살'
자살로 최종 결론을 내린 특조단은 전문수사관 24명과 민간 자문위원 7명 등으로 지난 8월28일부터 3개월간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원점에서재조사했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가 '노모 중사가 허일병을 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특조단은 그렇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진상규명위가 타살로 잘못 발표했다고 주장했다.특조단은 진상규명위가 현장 검증을 조작했고, 대대본부와 인접 소초원들이 진상규명위에서 진술한 내용 다수가 거짓이거나 착각이었다고 밝혔다.여기에는 진상규명위가 처음부터 타살로 방향을 잡아놓고 조사를 진행했다는 군일부의 불신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비해 의문사진상규명위는 당시 최종발표에서 4월2일 새벽 2~4시에 진급축하 회식후 술취한 노 중사가 내무반에서 난동을 부리는 과정에서 총기를 오발,허일병이 쓰러졌다고 밝히고 있다.물론 의문사진상규명위의 이같은 결론은 '사고 당일 새벽 총기오발 사고가 있었다'고 유일하게 증언하고 있는 전모 상병의 진술에 근거를 두고 있다.
▨군 자살조작.은폐조작 여부
특조단은 중대장이 사체 발견경위 등 일부 조작한 부분은 있으나 타살을 자살로 은폐한 사실은 없었으며 중대장의 조작 부분은 당시 헌병대 수사관이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일병이 당일 오전 10, 11시께 총기로 자살한 것이 오후 1시20분께 발견됐으나 중대장이 지휘조치 부실에 대한 문책을 피하기 위해 사건 발생 시간과 사체발견 경위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의문사진상규명위는 지난번 발표에서 노중사의 총기 오발로 쓰러진 뒤 중대장은 대대상황실로 '허원근이 자살했다'고 허위로 보고한 뒤 이를 자살사고로 은폐하기위해 오전 10, 11시께 폐유류고 뒤에서 누군가가 2발을 더 쏘았다고 밝혔다.
▨전망
동일한 사안을 놓고 두 국가기관이 전혀 다른 입장을 취함에 따라 국민들의 혼란은 더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당장 진상규명위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 국방부 특조단의 조사결과를 반박하는 등 정면으로 반발했다.
의문사특별법 개정안 통과에 따라 내년 2, 3월께 조사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진상규명위는 허 일병 사건이 특조단 조사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나온 데다가족들의 재조사 요구가 있고 위원들의 합의가 있을 경우 재조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위원회가 내년에 다시 이 사건을 조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특조단은 "진상규명위는 이 사건에 대해 날조와 조작으로 일관한 만큼 재조사 해서는 안되며 허 일병 사건이 민주화운동 관련성이 없는것으로 결정난 만큼 법을 고치지 않는 한 위원회는 이 사건을 재조사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국가기관간 '정면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명인 노모 중사가 최근 진상규명위 관계자들을 상대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만큼, 허 일병 사건은 사법부 등 제3의 국가기관을 통해 그 진실이 가려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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