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역할은 대체 뭘까. '돈벌어준다'는 명목으로 저녁이면 술자리, 모임에 돌아다니기 바쁘고…. 간혹 집에 일찍 들어가면 그냥 빈둥대고, 큰 맘먹고 아이들과 놀아주더라도 1시간을 채 못넘기고….
'좋은 아빠 노릇, 좋은 엄마 노릇하기보다 쉽지'(학원사 펴냄)는 평균적인 한국의 아버지에게는 무척이나 유익한 책이다. 평소 자신의 생활태도를 조금이라도 후회하고 있거나 더나은 남편이나 아버지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김승호(39·미국 휴스톤에서 유기농유통업체 운영)씨는 "아버지로서 아이들이 아내 덕분에 공짜로 커가는 것을 바라만 볼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글쓴 이유를 밝혔다. 미국에 가서 사는 젊은 아버지가 아내와 세아들, 이웃과 부대끼면서 느낀 삶의 얘기를 가볍고 솔직담백하게 옮겨 놓았다.
짤막 짤막하게 쓰여진 글은 읽는 이에게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게 할 만큼 재미있고, 가슴이 찌르르할 만한 감동까지 준다. 어떤 때는 장난기나 미국적인 분위기도 느껴지지만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할 만큼 교훈적이다.
먼저 '아들에게 주는 교훈'. -어려서부터 오빠라고 부르는 여자아이들을 많이 만들어 놓거라. 그중에 하나 둘은 말도 붙이기 어려울 만큼 예쁜 아가씨로 자랄 것이다.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말거라. 친구가 너를 어려워하지 않을 것이며 아내가 즐거워 할 것이다. -어려운 말을 사용하는 사람과 너무 예의바른 사람을 집에 초대하지 말거라. 굳이 일부러 피곤함을 만들 필요는 없다…(중략)
'어린이 십계명'이란 글도 재미있다. -너의 아빠가 운전할 때마다 '얼만큼 더 가야돼?'라고 묻지 말지니라. -남의 집에 가서 냉장고 문을 열지 말지니라. -아빠 몰래 동생 뒤통수를 때리지 말며 형에게 맞았다고 죽어 넘어가는 소리하지 말지니라. -아빠 찾는 여자 전화는 엄마에게 바꿔주지 말지니라. 별 재미 본 것도 없으면서 눈치 보게 되느니라…(중략)
'남편이 되면…'이라는 글. -아내가 어리석다고 나무라지 마라. 그래서 당신 같은 사람과 결혼했는지 누가 아는가? -가정은 민주적이 아니라 좋은 왕이 다스리는 왕국이 되어야 한다. -당신이 당신 자녀를 아무리 엄격하게 평가한다 해도 당신 자녀가 당신을 평가하는 것보다 엄격할 수는 없다. 자녀들을 공평하게 대하라. -당신의 자녀가 '난 왜 태어났어요?'라는 질문을 하게 되는 날, 그 답을 알고 있다면 당신의 인생은 진지한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다…(중략)
저자는 일 끝나면 후다닥 집으로 가서 아이들 대장 노릇 하는 재미로 살고 있고, 앞으로 남들보다 일찍 은퇴해 집에다 서양란을 키우고 목수 일을 배워 아들네 집에 꽃이나 책상을 팔러 다닐 궁리를 하고 있다고.
박병선기자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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