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후보 TV토론회 전략

◈이회창-경륜부각 '안정'강조 집중공격 맞대응 역공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민노당 권영길 후보는 3일과 10일, 16일 세차례 실시되는 TV 합동토론회를 앞두고 전략마련에 분주하다. 특히 각 후보진영은 정치분야를 대상으로 한 3일 토론회의 경우 선거전의 초반판세를 가르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간주, 유세일정을 단축한 채 대책논의를 거듭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한나라당 이 후보는 3일 토론회에 앞서 미디어대책위를 중심으로 관련 회의를 연일 갖는 등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 후보는 이번 토론회를 통해 국정운영 경험과 경륜을 부각시킴으로써 수권능력과 안정된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그러나 다른 후보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등을 의식, 이에 맞대응하기 위한 전략마련에도 부심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노 후보에 대해선 현 정권의 각종 실정과 부패의혹 등을 강도높게 비난하면서 '노무현=DJ'라는 쪽으로 몰아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노 후보 측 '새 정치론'의 허구성도 동시에 지적하겠다는 것. 또한 북한핵 등 대북문제를 비롯 각종 정책에 대한 노 후보의 말바꾸기와 급진성 등도 부각시켜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상대 후보측 공격에 대한 반박과정을 통해 '부패정권 청산' 등 이번 선거의 이슈를 최대한 각인시켜 나가기로 했다.

가능한한 공방전에 휘말리기보다는 토론회를 홍보기회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는 결국 후보들간에 첨예한 공방전으로 치닫을 경우 이 후보에겐 그다지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당직자도 "우리로선 잘해야 본전이 될 것"이라는 등 우려감을 표출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노무현-40대 유권자에 초점 자신감으로 차별화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지난 주말부터 거리유세가 없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 TV토론준비에 몰두해왔다.

노 후보는 2일과 3일 한 두차례의 수도권 유세와 원로군장성들과의 간담회 등의 일정만 소화하면서 여의도 당사 주변의 스튜디오에서 TV토론 준비에 시간을 보냈다.

노 후보측은 이번 TV 토론을 '낡은 정치와 새로운 정치', '정치개혁과 구태정치', '50대와 70대의 대결'이라는 세가지 기본 구도속에서 진행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노 후보의 안정감있는 이미지심기에도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의 노 후보가 불안정하고 싸움닭같은 이미지였다면 정몽준 대표와의 후보단일화 TV토론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국정운영에 대한 자신감과 안정감을 과시하면서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노 후보측은 그러면서도 상대후보와의 1대1토론에서 구사되는 노 후보의 순발력과 역동성은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노 후보측은 함께 출연하는 민노당 권영길 후보와의 관계도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권 후보가 노 후보의 개혁성을 공격하고 차별화하더라도 맞붙지 않고 현실적인 개혁방안을 내놓으면서 노 후보의 중도개혁성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노 후보측은 또한 이번 대선에서는 40대의 표심이 대선향배를 가른다는 점에서 TV토론도 40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 후보측은 이번 첫 TV토론이 정치분야라는 점에서 '낡은 정치 청산'을 내세워 남북관계와 정치개혁 등에서의 차별성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키기로 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권영길-서민대변 철저히 부각 5개 전당팀 풀가동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3일 TV합동토론을 통해 한나라당 이회창,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의 차별화를 통해 진보의 목소리를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미디어대책위 등 5개팀의 전담반을 가동, TV토론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우선 권 후보는 이번 토론회의 컨셉을 '진보 대통령'으로 잡고 있다. 이.노 후보의 경우 기득권 옹호와 보수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데 불과하나 권 후보는 서민을 대변하는 '노동자의 후보'라는 점을 철저히 부각시킨다는 구상이다.

특히 집권에 성공한 브라질 노동자당의 경우 시작은 미미했지만 결국 노동자, 농민, 서민의 지지를 받아 창당 20년만에 집권에 성공했던 예를 들며 세간의 '급진적'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킨다는 이미지 메이킹 전략도 세웠다. 이를 위해 진보성향의 노 후보와 차별성을 위해 양당간 각종 정책을 비교해 가며 민주당 대선공약의 허구성을 집중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민노당 미디어대책팀 관계자는 "무상의료 5개년 계획과 부유세 신설, 근로자파견법 폐지 등 우리 당의 민생공약을 가다듬어 이.노 후보 공약의 잘못을 지적하는 논리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3자 토론회 리허설을 통해 실전경험을 쌓고 있으며 이를 위해 미디어 전문가를 초빙, 실전에 대비하고 있다. 김종철 선대위 대변인은 "참모진들이 각각 이.노 후보의 역할을 맡아 토론회 리허설을 하고 있고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