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일 청와대 고위급 인사와 장관 등 정권핵심 인사들이 인사청탁과 검찰수사 개입 등을 담은 '도청의혹 자료'를 추가폭로 했다. 지난달 28일 1차 폭로가 민주당 국민경선에서 청와대 개입설이 핵심이었다면, 2차 폭로는 권력실세들의 비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진위여부를 떠나 상당한 반향이 예상된다.
이번 폭로자료에는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 국방.건교부 장관, 민주당 의원, 권노갑 고문 등 권력실세들의 전화 통화를 통해 특검 수사개입과 인사청탁, 홍걸씨 비리 대책논의를 담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국가정보원이 도청한 증거라며 추가폭로 한 것은 도청문제를 대선쟁점화하기 위한 것으로 짐작된다. 김영일 총장은 "도청에 대해 국민의 70% 이상이 반발하고 있다"고 말해 계속 이슈화하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이부영 선대위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무현 후보가 외치는 소위 '새 정치'가 얼마나 국민을 우롱하는 '낡은 정치'인지를 고발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해 폭로이유가 노 후보를 겨냥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2월24일(박지원 청와대 특보→이재신 민정수석)=특검에서 조사받고 있는 이수동 처리문제와 관련, 대통령께서 '당사자들이 금품수수에 대가성이 없음을 주장하고 있음에도 일개 정치 브로커인 도승희 말만 믿고 대가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으므로 불구속 상태에서 특검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심경을 말씀하시는 등 이수동에 대해 상당한 집착을 보이시더라.
이 수석=이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차정일 특검팀과 접촉을 시도중이다.
△2월28일(박지원 특보→김동신 국방장관)=국민의 정부 탄생을 헌신적으로 도와준 바 있는 모 부국장이 자신의 친형인 모 육군소장의 승진주선을 요청해 왔다.
김 장관=검토해 보겠지만 어려울 것 같다.
△1월3일(박지원 당시 청와대 정책기획수석→박준영 청와대 국정홍보처장)=(박준영이)단골술집인 '혜원'의 여종업원을 패스21에 취직시켜 준 것과 관련 시중에 나쁜 소문이 돌고 있다. 이 소문이 청와대까지 알려져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만큼 잘 정리토록 하라.
박 처장=처장실로 찾아 온 윤태식을 통해 이 여종업원을 취직시켜 준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소문은 잘못된 것이다.
△2월4일(박문수 전 광업진흥공사 사장→임인택 건교장관)=산업전기안전협회장 선임문제와 관련, 협회 내부에서는 현 공창덕 회장을 추천했으나 임면권자인 신국환 산자부장관이 '민주당에서 추천한 모씨를 임명해야겠다'고 함에 따라 한광옥 민주당 대표에게 경위를 파악해 본 결과 '권노갑측에서 부탁한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임 장관=권노갑 고문에게 찍히는 일은 하기 곤란하다.
△1월24일(전국공무원 직장협의회 총연합 차봉천 위원장→한나라당 이부영 의원실 관계자)=정부가 공무원 노조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의 저지를 위해 의원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전공련이 법안발의에 필요한 20명 이상의 의원들을 물색하고 있으니 이부영 의원이 발의해 주기 바란다.
이 의원실=내용을 보고하겠다.
△2월20일(청와대 김현섭 민정비서관→손영래 국세청장)=홍준표가 한미은행 LA지점 등에 홍걸 명의로 60만달러에서 수백만달러가 입금돼 있으며 국세청에 계좌번호까지 제출한 적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으나 청와대측은 '홍 의원이 출처불명의 괴문서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식으로 밀고나갈 작정이다. 변호사를 통해 한미은행이 관련 자료를 유출했는 지 여부를 확인중이다.
손 청장=홍걸씨의 자택을 매각한 돈이 한미은행에 입금된 것으로 알고 있으나 홍 의원이 제시한 계좌번호가 홍걸 명의 통장계좌인지 여부, 은행측이 자료를 유출했는지 여부 등은 확인할 방법이 없다.
△3월26일(한나라당 김홍신 의원→이부영 의원)=이회창 총재가 집단지도 체제를 수용함으로써 수습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대선후보 경선을 하지 않고 추대로 이 총재를 옹립해서는 국민 지지도를 회복시킬 방법이 없다. 몇몇 의원을 규합, 대선후보 경선 7월 연기방안을 제기하자.
이 의원=경선을 연기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대선후보 선출문제가 지자체 선거와 민주당의 국민경선제 상황 등과 연계돼 복잡한 사안인 만큼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좋겠음.
△3월25일(김용태 전 장관→한나라당 김만제 의원)=문희갑 대구시장이 출마를 포기하여 뛰어들었으나 경선에서 승산이 없다. 이원형 의원을 설득, 내가 합의추대 형식으로 한나라당 후보가 되도록 도와달라.
김 의원=지난 총선때 이원형 의원의 지역구를 뺏어 이번에는 도와 줄 수밖에 없다. 또 전에 대구지역 의원모임에서 이원형.윤영탁.박승국 의원 등의 경선출마 확약을 받고 경선을 확정했기 때문에 이제는 번복이 어렵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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