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 갖고 되겠나', '그래도 부산사람아이가'.후보단일화 이후 대선전이 본격화되면서 부산지역 민심이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민주당 노 후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난 4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노 후보가 당선됐을 때만해도 부산에서의 기대치가 높았다. 그러나 '노풍'이 10%대로 주저앉으면서 노 후보는 부산사람들에게 안타까움보다는 '내 그렇게 될 줄 알았다'는 식의 관심 밖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그러다가 정몽준 대표와 노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이루자 노 후보를 대하는 부산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노무현이 괜찮은 것 같은데.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미묘한 변화다.
지난 주말 서면에서 만난 한 50대 남자는 "늙은 이회창은 싫고, 노무현도 마음에 안들지만, 정몽준이 안나온다카이 누구 찍어야되겠노…"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영희씨(48.주부)는 "나도 아직 모르겠어요.
근데 주변에 있는 사람은 마 대부분 이회창인거 같아요. 지금 노무현얘기 많이 한다고 하는데 막상 찍을때되면 이회창 안 찍겠어요…"라고 말했다. 노 후보 분위기가 있지만 표심을 흔들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택시기사들도 엇갈렸다. 40대 후반의 한 개인택시 기사는 "노무현이는 지금까지 민주당이 그 어려울 때도 꿋꿋하게 지켜오지 않았습니까. 소신있는 모습이 맘에 듭니다. 후보단일화하는 거 보니까 정치 잘하겠습디다…" 라며 노 후보를 선호했다. 법인택시를 운전하는 홍득수씨(53)도 "부산사람들이 이번에는 제대로 찍어야 합니다. 이회창이 찍는다고 부산이 머가 달라집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다른 50대의 택시기사 안모씨는 "(노 후보는)당이 안좋아서 안된다"고 말했다. 반 민주 반 DJ 정서의 높은 벽을 실감케 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1일 부산지역 12개 지역에서 릴레이 선거유세를 하면서 부산민심다잡기에 나서자 이 후보 지지성향이 두드러지기도 한다. 거리유세 현장에서 만난 강용석(50)씨는 "어쩔 수 없이 이회창 아니냐"며 "이회창이 잡아도 혼란스럽지만 노무현이 보다는 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리 곳곳에서 민주당 위원장들이 선거운동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후보단일화 이후 새롭게 보이는 풍경이다. 부산 서구의 정오규 위원장은 노 후보 선거운동하느라 목이 다 쉰 상태였다. 지나는 사람마다 '형님'이라며 "이번에는 부산 사나이 노무현 한번 찍어주이소. 부산대통령 한 번 만들어 보입시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한나라당은 위기감을 느끼면서도 다소 느긋해 하고 있다. 지금은 노무현 바람이 다소 불지만 투표장에서는 이 후보를 찍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한나라당 부산시지부의 윤태경 부처장은 부산민심이 흔들린다는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특히 20, 30대에서 노 지지성향이 높다고 하는데 술자리에서도 정치얘기를 꺼내면 '마 치워라'면서 화제를 돌린다"면서 "부산분위기를 민주당 주장대로 믿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서명수.박상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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