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 외교안보팀 내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 양상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온건파인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매파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의 불협화음이 이대로 지속할 경우 자칫 중동과 북한, 중국 뿐만아니라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정책에 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감마저 나오고 있다.
대(對) 이라크 정책에 관해서는 미국이 일단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통한 해결책을 마련함으로써 파월 장관이 일단 '판정승'을 거뒀으나앞으로도 파월의 온건한 입지가 계속 관철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럼즈펠드 장관과 딕 체니 부통령이 이끄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여전히 거세고 조지 W 부시 대통령 또한 '파월식(式)'의 신중한 외교 스타일보다는 강경파의 대담한 스타일쪽으로 기우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또 지난달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예상을 깨고 상하원을 모두 장악함으로써 보수 강경 세력이 민주당을 제치고 미국의 외교안보정책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 것도 강경파에게 큰 힘을 실어줬다.
사실 파월 장관과 럼즈펠드 장관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두 사람은 부시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서로 불편한 감정을 내비치는등 갈등을 공공연히 드러내 왔으며 이라크 문제 해법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도 연일 언론의 관심을 받아왔다.
워싱턴 포스트 부국장 봅 우드워드는 이같은 미 행정부내의 강온 대립을 저서 '전쟁중인 부시'에 자세히 묘사했다.우드워드는 저서에서 체니 부통령이 지난 8월 이라크에 대한 무기 사찰이 기본적으로 쓸모없는 짓이라며 곧바로 이라크를 공격해야한다고 주장한 후 "체니와 파월이 이 문제로 맹렬한 논쟁을 벌였다"고 밝히는 등 이라크 문제를 둘러싼 미 행정부 내의 숨겨진 암투를 묘사해 집중 조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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