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점수 4~4.9점 낮아져

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수험생들의 평균 점수가 지난해 점수는 물론 지난달 7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표본채점 결과보다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일대 혼란이 우려된다.

특히 중.하위권 수험생들의 하락폭이 커 수능 점수의 변별력이 떨어진데다 올해도 총점 도수분포가 공개되지않아 정시모집에서 극심한 눈치작전이 예상된다.

2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수능 채점결과에 따르면 올해 수험생들의 전체 평균은 인문계가 206.9점으로 지난해 210.9점보다 4점 하락했고, 자연계는 234.3점으로 지난해 239.2점보다 4.9점 떨어졌다.

이는 지난달 7일 수험생 4만1천여명의 답안지를 표본채점해 발표한 인문계 2.1점, 자연계 3점보다 하락폭이 더 큰 것이다. 예체능계는 평균 161.3점으로 지난해보다 5.4점 하락했다.

4년제 대학에 지원 가능한 상위 50% 수험생의 평균점수는 영역별로 발표된 성적을 종합해 볼 때 인문계가 지난해보다 7점, 자연계는 8점, 예체능계는 11점 안팎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상위 50% 재학생과 졸업생의 평균 성적을 비교한 결과 졸업생이 인문계 13점, 자연계 20점 안팎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각각 11점, 15점 안팎 차이가 났던 지난해보다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상위권 대학 인기학과 정시모집에서 재수생 강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수능 성적표를 나눠준 고교들은 곧바로 정시 지원 상담에 들어갔으나 예상보다 수험생들의 점수 하락폭이 커 진학지도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동명 영진고 교사는 "하위권으로 갈수록 점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비슷한 점수대에 밀집된데다 올해도 총점 도수분포, 점수대별 영역별 평균 점수 등이 공개되지 않아 수험생들의 대학 선택이 쉽잖을 전망"이라고 했다.

또 정시에서 군별로 분할모집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일부 영역 반영, 영역별 가중치 부여 등 대학별 전형이 지난해보다 더욱 복잡해져 정시 지원 전략은 물론 수시 합격생들의 등록 여부 판단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윤일현 일신학원 진학지도실장은 "수험생 수가 대폭 줄어 중.하위권 대학은 물론 상위권 대학 일부 학과에서도 미달 사태가 예상되므로 수능 점수가 예상보다 낮더라도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대구 수험생들은 수능점수 하락의 충격에도 불구,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교육청 집계에 따르면 변환표준점수 기준 1등급(상위 4%)에 해당되는 350.78점 이상을 받은 대구 지역 수험생은 1천878명으로 전국 2만6천222명 가운데 7.2%를 차지했다.

이는 대구 응시자 점유율이 5.7%인데 비하면 높은 비율. 특히 자연계는 697명이 1등급(364.72점 이상)으로 전국 7천959명의 8.8%를 차지, 수년 동안 지속해온 대구의 자연계 강세를 이어갔다.

2등급까지 포함할 경우 대구 수험생은 인문계 2천601명, 자연계 1천882명, 예.체능계 517명 등 모두 5천명으로 전국의 6.9%를 차지했으며 3등급까지는 6.7%의 점유율을 보였다.

상위 23% 이상인 3등급까지는 수험생 수 감소에 따라 전국 숫자가 1만5천명 가까이 줄었으나 대구 수험생은 1만60명을 기록, 작년보다 418명 줄어드는데 그쳤다.

지난해와 비교해서도 성적은 상승해 지난해는 대구 수험생 가운데 25.5%가 3등급 이내에 들었으나 올해는 27.1%가 3등급 이내에 포함됐다. 대구시 교육청 관계자는 "인문계나 예.체능계에 비해 자연계 수험생들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둬 대구 수험생들의 전체 성적이 다른 지역에 비해 좋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대구.경북지역 수험생 가운데 최고점을 거둔 수험생은 포항고 이훈훈군으로 394.2점을 기록했으며 대구에서는 시지고 조윤지양이 392.5점으로가장 높았고 두 학생 모두 자연계다. 대구.경북의 인문계 최고득점자는 대건고 고재훈군과 포항고 김명엽군으로 각각 387.5점이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수능 성적 하락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이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2일 실제 성적표를 받아본 수험생들은 예상보다 낮은 점수,전체적인 성적 하락에도 오히려 올라간 등급 구분점 등 여러가지 사실에 놀라고 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올해 경우 지난해에 비해 수험생이 6만3천여명이나 감소함으로써 여러가지 변화가 많고 실제 지원에서도 예기치 못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크므로 마지막 전형까지 최선을 다하면결과가 좋아질 여지는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실제 점수 하락은 일반적=교사들은 2일 오전 자신의 가채점 결과와 실제 성적에 차이가 나는 수험생이 예년에 비해 훨씬 많았다고 전했다. 언어영역부터 예상보다 어렵게 출제됨에 따라 문제풀이에 머리를 싸맸던 수험생들로서는 자신이 실제 어떤 답을 표기했는지 기억이 흐릴 수밖에 없다.

예년에는 수험생들이 자신이 표기한 답을 수험표 뒷면에 적어오는게 일반적이었으나 올해는 그런 학생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답을 적어오지 않을 경우 가채점 때 헷갈리는 문제는 정답을 표기했다는 쪽으로 쏠리는 게 보통. 때문에 가채점보다 실제 점수가 내려간 수험생이 많은 것이다. 성적이 기대보다 못 나왔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는 셈이다.

▲점수 분포=올해 수능 응시자들의 전반적인 점수 분포에 대해 분석이 분분하다. 그 가운데 상위 50% 집단 수험생의 평균점수가 전체 집단에 비해 지난해보다 더 떨어졌다는 이유로 상위권 수험생들의 성적 하락이 컸다는 분석이 눈에 띈다.

그러나 학생들의 성적표를 분석해본 많은 교사들이 360점대를 기준점으로 제시하면서 하위권으로 갈수록 점수 하락폭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360점대 이상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올랐지만 그 이하로 내려가면서 점차 하락이 심해진다는 것. 중.상위권 수험생들 가운데 점수가 다소 떨어졌다고 해도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등급 점수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수능 채점 결과 올해 수험생 전체 평균은 작년보다 4~5점 하락했고 상위 50% 집단 평균점수도 7~11점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자신의 영역별 등급과 총점 등급을 본 수험생들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등급이 오히려 내려갔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수험생 숫자가 대폭 줄어들어 비교되는 석차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등급의 경우 지난해보다 기준점이 6.35점 올라갔는데 이는 지난해 상위4%인 2만8천758번째 점수(전체 기준)와 올해 상위 4%인 2만6천222번째 점수를 비교한 데 따른 당연한 차이이다.

그러므로 등급 제한에 걸려 수시모집 합격이 좌우되는 극히 일부 수험생을 제외하고는 등급 때문에 비관할 필요가 없다. 영역별 가중치, 일부 영역 반영 등 다양한 전형방법이 있지만 일부 영역이든 전체 영역이든 대학 진학을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점수가 아니라 내가 전국 수험생 가운데 몇번째 위치에 있느냐 하는 석차이기 때문이다.

올해 대학입학 정원은 작년과 큰 차이가 없으므로 가령 지난해 1등급 수험생이 진학한 대학에 올해는2등급 수험생도 상당수가 진학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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