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해 또 '난이도 실패'

가채점 결과 우려됐던 수능난이도 조절 실패의 악몽이 또다시 현실로 나타났다.수능점수는 2001년에 전체 수험생평균 27점 상승했다가 2002년도에는 66.5점 하락해 널뛰기한다는 비난을 받아 올해는작년과 재작년의 중간수준으로는 나오지 않겠느냐고 예상됐다.

그러나 지난달 7일 가채점 결과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난이도 실패에 대한 문제가 다시 불거져 나오자 출제당국은 "최종성적은 가채점 보다 약간 상승할 것"이라고 공언했다.하지만 2일 발표된 최종 성적은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가채점 결과보다도 최종성적이 크게 하락했고 소폭 상승했다는 상위권의 점수조차도 떨어진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난이도 조절이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현재 고3 재학생들의 학력수준이 지난해 고3보다 더 낮은 학력저하 현상을 출제당국이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출제당국은 "해마다 달라지는 수험생들의 학력수준을 고려해 문제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수능문제의 객관적인 난이도는 고르게 유지해야 한다"고밝혀 올해 수능은 문제는 작년보다 쉬웠으나 수험생들의 학력수준이 예상보다 더 낮아 점수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조승제 출제위원장(서울대 수학교육과 교수)은 "올해 수험생들 수준에서 난이도를 고려하지 않았으며 문제 고유의 난이도를 측정해서 지난해보다 쉽게 낸것"이라고 지난달 6일 밝힌바 있다.지난 7일 가채점 결과를 발표한 이종승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올해 재학생의 학력수준이 떨어져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는 알 수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학생과 재수생의 학력격차는 이미 지난 9월3일 실시했던 평가원의 모의평가 결과에서 이미 뚜렷하게 드러났다.모의평가에서 인문계는 재수생이 전체집단 기준 58.7점, 자연계는 72.1점이나 앞섰고, 상위 50%는 각각 22.7점, 28.9점 앞서 작년보다 두배 이상 차이가 났었다.

이번 수능 최종성적에서도 인문계 상위 50%의 평균점수의 경우 재수생이 재학생보다 13점 앞섰으며 자연계의 경우에는 20점이나 높은 점수를 받았다.현장교사를 대거 출제위원에 참여시키고 모의평가까지 실시해가며 수험생 학력수준 측정에 골몰했던 평가원이 수험생의 학력수준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으며 교육당국이 이런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수능최종성적 결과 가장 점수하락폭이 큰 영역은 사회탐구로 전체집단의 경우 인문계는 작년수능보다 4.8점, 자연계는 7.1점이 떨어져 총점하락세의 주요 원인으로 드러났다.지난 9월 모의평가에서도 사탐과 과탐에서 3~6점씩이 작년 수능보다 하락해 이번 본 수능에서는 사탐과 과탐의 난이도가 집중적으로 조절될 것으로 추정됐으나 사탐은 모의평가때보다 오히려 점수가 더 떨어졌다.

평가원은 사탐이나 과탐의 성적 하락은 최근들어 대학들이 인문계열 학과는 과탐을, 자연계열 학과는 사탐을 제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사탐과 과탐에 전력투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총점개념의 원점수 대신 자신의 성적분포의 위치를 알려주는 표준점수만을 발표하는 것은 2005학년도에나 도입될 예정이어서내년에도 난이도 논란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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