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획특집- 대학입시 전략(3)

▶ 정시모집 변수

정시모집에서는 대다수 수험생들이 수능점수와 학생부 교과성적을 당락의 관건으로 여긴다. 변수라고 보태봤자 논술이나 면접.구술고사 등에 불과하다. 그러나 해마다 달라지는 전형요소 외의 변수를 예의 주시하면 뜻밖에 예상과 달라지는 상황을 발견할 수도 있다. 수능점수가 기대보다 낮게 나왔다고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교사들의 이야기는 수능점수 외에도 많은 전형요소가 있고 이같은 변수들이 언제나존재한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수능 응시자 수가 크게 줄었다=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대입 정원이 수험생 숫자를 넘어섰다. 2001학년도에 86만여명이던 수험생은 2002학년도에 73만여명으로 13만명 이상 줄었고 올해 또다시 8만여명 줄어 수능 응시자는 65만여명에 그쳤다. 2년 사이에 20만명 이상이 감소한 것.

수험생 감소는 중.하위권 대학의 지원 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입시전문가들은 상당수 학과에서 미달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고 상위권 대학이라도 수험생 감소의 유탄을 맞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같은 혼란 속에 선의의 피해자도 나타나지만 이를 기회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의외의 결과를 거둘 수도 있다.

중.하위권 대학의 경우 미달 사태도 우려되지만 경쟁률이 높은 학과라도 합격선이 예상보다 낮아지는 상황이 해마다 곳곳에서 발생한다. 합격 가능성이 낮은 지원자들이 뜻밖에 몰릴 경우 오히려 합격선에 있는 수험생들이 이를 기피, 추가모집이 계속되면 낮은 점수로도 합격하는 상황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올해 처음이거나 두번째인 재학생과 재수생들로서는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오랫동안 입시 지도를 해온 교사들은 흔한 일이라며 수험생 숫자가 특히 적은 올해는 다른 수험생들의 지원 경향을 예의 주시하는 것도 입시 전략의 하나라고 조언했다.

◇자연계-의예과 강세 속 이공계 부활 관심=고교 교사들에 따르면 올해도 수험생들의 의.약계열 선호는 지난해보다 높으면 높았지결코 낮은 수준이 아닌 것으로 나타난다. 정부는 잇따른 이공계열 지원책을 내놓은 끝에 내년부터는 이공계 대학.대학원 신입생 3천500여명에게 매년 215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학자금 융자 이자로 93억원을 지원하는 파격적인 방안을 최근 내놓았다. 그럼에도 수험생들의 선호는 좀처럼 이공계 쪽으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럴 때 이공계 학과에 적성이 맞는 수험생이나 의.약계열 진학에 다소 모자라는 점수를 받은 수험생들은 적극적으로 이공계 학과에 지원할 필요가 있다. 최근 몇년 사이 수의학과의 지속적인 선호도 특징적이다. 교차지원이 거의 제한된 자연계 수험생들로서는 이같은 경향과 함께 최근 몇 년간 수험생들의 지원 흐름과 합격선 등을 꼼꼼히 따져 지원 대학.학과를 결정하는게 바람직하다.

◇인문계-법.상대 역전 현상 주목=상당수 고교 교사들이 올해 인문계 수험생들의 지원 경향 가운데 주목하는 부분은 전통적인 법대 우위의 붕괴 여부다. 법대는 그동안 상경계열에 비해 꾸준히 우위를 지켜왔지만 최근 사법고시 합격자들의 실직 상황, 상경계 출신들의 밝은 전망 등이 꾸준히 매스컴에 오르내리면서 위치가 흔들리고 있다.

배치기준표상으로는 대부분의 대학에서 법대가 여전히 높은 자리에 놓이겠지만 실제 수험생들의 지원은 뒤바뀔 여지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조심스레 내다봤다. 지난해까지 교차지원을 통해 의약계열 진학이 가능하던 인문계 고득점자들이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가까운 곳에서 변화를 찾아라=수험생들의 새로운 지원 경향, 특정 대학 특정 학과의 쏠림이나 미달 사태 등은 멀리서 흐름을 찾을 일이 아니다. 학교 친구, 이웃 수험생 등이 어떤 학과를 선호하고 자신의 점수와 어떻게 맞춰 지원하는지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담임이나 다른 반 교사들에게 이같은 내용을 상담해보는 것도 손해볼 게 없다.

법.상대의 예처럼 최근 매스컴에 오르내린 변수들도 찬찬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의예과가 폭발적인 강세를 보인 데는 수험생들의 지원 당시 '의약분업 이후 의사들의 수입이 월 수천만원대로 폭증했다'는 보도가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는 분석이 많다.

김재경기자

▶ 정시모집 유의할 점

최선을 다하는 자가 마지막에 웃는다.

수능 개인 성적이 발표되자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모든 채널을 가동하여 수능 점수에 가장 맞는 대학과 학과를 찾으려고 애쓰고 있다.가채점 결과보다 실제 성적이 내려가 심한 좌절감에 빠져 있는 수험생들이 많다. 그러나 많은 수험생들이 가채점보다 성적이 내려갔다.

자신의 답을적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착오는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는 지나치게 낙관하여 방심하지도 말고 자신의 점수를 너무 과소 평가하여 포기하지도 말라는 말을 해 주고 싶다. 모든 일정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원 대학과 학과 선택에서 다음 사항에 유의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상위권 수험생은 합격 가능한 대학에 소신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나치게 상향하여 합격의 기회를 놓치거나 하향안전 지원하게 되면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 경쟁률에 신경 쓰지 말고 합격 가능한 점수대이면 소신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상위권 대학의 이공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경쟁률이 낮고 합격점이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중하위권 수험생은 지망 가능한 대학들의 세속적 평판이 비슷하기 때문에 대학보다는 자신의 취향과 적성에 맞는 학과 선택에 집중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간판보다는 학과의 장래성을 먼저 고려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여러 매체에서 재수생 강세를 집중적으로 보도한 여파로 많은 수험생들이 벌써부터 재수를 생각하며 정시모집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다. 재수를 한다고 반드시 성적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설혹 재수를 하더라도 일단은 정시모집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입시가 종료되는 내년 1월 하순에재수 여부를 결정하면 되는 것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다보면 뜻밖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김호원(경신고 교장)

▶ 변환표준점수

해마다 수능 성적표를 받아본 수험생들이나 학부모들이 흔히 던지는 질문이 있다. "사회탐구 49.5점을 받았는데 변환표준점수로 57점이란게 무슨 뜻인가요?" "과학탐구 원점수는 69점인데 변환표준점수로는 왜 65점으로 떨어지나요?"

수능성적표에는 원점수와 백분위 점수, 표준점수, 변환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 영역별 등급, 5개 영역 종합등급 등이 나타나 있다. 이 가운데 백분위 점수와 등급 구분은 계열 응시자 숫자와의 대비라는 점이 뚜렷하지만 원점수와 변환표준점수의 차이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하는 수험생이 많다.

쉽게 말한다면, 원점수는 수능시험에서 수험생이 문제를 풀고 답을 적어 문항별 배점에 따라 거둔 점수이다. 보통의 시험점수와 꼭같은 것. 그러나 변환표준점수는 다소 복잡하다. 변환표준점수는 1999년부터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에 선택과목제가 시작되면서 난이도 조정을 위해 도입됐다. 선택과목의 난이도 차이에 따른 불평등을 없애기 위한 것. 수험생의 원점수가 전체 수험생의 평균점수로부터 얼마나 높고 낮은가를 따지는 환산점수이다.

이를 적용하면 선택과목 중 난이도가 높게 출제된 과목, 즉 응시자의 평균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과목에서 점수를 잘 받은 학생이 유리하다. 공통과목의 경우 전체 수험생들의 점수분포를 고려해 산출한다. 변환표준점수는 대개 하위권으로 갈수록 원점수보다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나 전체 계열에서 차지하는 등위는 비슷하게 나온다.

변환표준점수의 의미를 알고 보면 언뜻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도 쉽게 풀린다. 가령 언어영역의 경우 올해 120점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인문계에서 1명이 나왔지만 그 학생의 변환표준점수는 120점 그대로인 반면 원점수 118점을 받은 자연계 수험생 가운데는 변환표준점수로 124점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나왔다.

이는 언어영역이 자연계 수험생들에게 그만큼 난이도가 높았다는 뜻. 반대로 인문계 수험생들이 골머리를 앓았던 수리영역의 경우 자연계 80점 만점자가 변환표준점수로 81점을 받은 데 비해 인문계 만점자는 86점으로 올라갔다.

원점수를 반영하느냐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느냐는 대학에 따라 다르다. 190개 대학 가운데 166개 대학이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지만 서울대와 경북대 등 24개 대학은 원점수를 활용한다. 중앙대처럼 같은 모집단위내에서 영역에 따라 원점수와 변환표준점수를 동시에 활용하는 대학도 있다. 실제로 큰 차이는 없지만 지원 가능 점수대가 비슷하다면 자신의 점수가 원점수로 유리하냐, 변환표준점수로 유리하냐도 변수가 되는 셈이다.

▶ 전문대 지원전략

'4년제 간판보다는 실리가 우선'

중.하위권 수험생이라면 예상보다 못한 수능 점수에 실망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한번쯤 넓게 둘러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특히 전문대 유망 학과나 3년제 전환학과 등은 입시 요강과 취업 전망 등을 잘 살펴 선택하면 4년제 대학 진학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대책 없는 재수는 금물=수능점수가 못 나온 수험생들이 우선 피해야 할 것은 무조건 재수 선택. 재수생들의 성적이 재학생보다 높다고 하지만 이는 상위권 수험생들에게 대다수 적용되는 말이다. 중.하위권 수험생들의 경우 무턱대고 재수를 택했다가 전년도보다 망치는 사례도 적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럴때 주목해야 할 곳이 바로 전문대다. 4년제 대학 졸업자들조차 전문대로 다시 입학하는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만큼 '영양가 없는4년제'보다는 전문대 입학이 한층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강점을 살펴라=전문대의 최대 강점은 취업 전망이 밝고 개성.적성에 맞는 학과 선택 폭이 넓다는 것. 장래를 생각한다면 적성에 맞는 전문대에서 취업 관련 기술과 학문을 곧바로 닦는 것이 4년제 대학 진학에 급급하기보다는 더 유망한 일이다. 전문대를 졸업한 뒤 4년제 대학에 편입할 수 있는 길도 넓으므로 고려해볼 만하다. 성적이 다소 좋다면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를 다닐 수 있고 졸업 후 취업문도 넓으므로 신중히 선택해볼 일이다.

▲만만히 보지 마라=전문대라고 소홀히 준비했다가는 높은 경쟁률, 다양한 전형방법 등으로 인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인기학과는 경쟁률과 합격선이 4년제 대학 못지 않다. 때문에 지원할 대학과 전형 방법 등에 대한 정보를 폭넓게 입수한 뒤 선택도 그만큼 빨리 해야 한다.

4년제 대학과 동시에 전형을 실시하는 전문대가 많으므로 4년제 정시모집에서 떨어지면 전문대를 선택한다는 자세는 또다른 실패를 불러오기 쉽다. 4년제 대학은 물론 전문대학간에도 복수지원이 무제한 허용되지만 많이 지원한다고 반드시 좋은 건 아니다. 전문가들은 소신과 안전 지원을 병행해 4, 5개 정도에 지원하는 게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챙길 것은 챙기자=3년제로 바뀐 학과들이 많은데 같은 학과라도 대학에 따라 2, 3년제의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대학별 모집요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일반전형보다 특별전형이나 대학 독자적 기준에 의한 전형으로 뽑는 인원이 많은 대학도 적잖기 때문에 대학별 전형 특성과 모집 방법 등도 잘 살펴 선택하는 게 좋다. 전문대 진학 후 4년제 대학이나 산업대에 정원외로 편입하는 길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교류협약을 맺은 대학이 어디어디인지 미리 살펴두는 것도 중요하다.

김재경기자

▶ 3년제 전문대

'전문대=2년제'라는 표현은 이제 틀린 것이 됐다. 지난해 135개 학과가 3년제로 전환한 데 이어 올해도 31개 학과가 3년제로 바뀐 것.이들 학과가 이번 입시에서 뽑는 인원은 전체 전문대 모집인원의 20% 가까운 5만5천562명이나 된다.

3년제 학과는 그동안 간호과, 방사선과, 임상병리과, 물리치료과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에 국한돼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건축, 컴퓨터, 환경 및 화학, 유아교육, 식품영양 등으로 범위를 대폭 넓혔다. 이들 학과는 산업체의 수요가 높아 관련 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이라면 특히 고려해볼 만하다.

주의할 점은 모집단위 내의 특정 세부전공만 3년제로 전환한 경우가 많다는 점. 모집단위 전체가 전환한 곳도 있지만 모집단위만 보고 지원했다가는 전공에 따라 2년제로 들어갈 수도 있으므로 미리 잘 살펴야 한다. 학과 이름이 같더라도 대학에 따라 수업연한이 다를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으므로 대학별 요강을 검토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아울러 3년제 학과의 취업 문이 넓다고 해도 수업기간이 길고 교육비 부담도 크기 때문에 자신의 상황에 맞는 곳을 선택해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