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해복구 인력·자재 품귀

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복구사업이 본격 착수된데다 건설경기도 호황으로 접어들면서 시.군마다 레미콘 수요가 폭증해 품귀현상을 보이고, 목수 등 기술인력마저 턱없이 모자라 발주된 수해복구 사업이 절반도 착공못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레미콘은 배짱장사

수해공사가 동시에 발주되면서 레미콘 수요가 크게 증가하자 일부 레미콘 생산업체들이 원거리 공급을 기피하고 있다. 또 소형 포크레인의 1일 사용료가 최고 5만원까지 껑충 뛰면서 수해복구공사 도급 업체들이 공사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천지역 4개 레미콘회사가 보유한 차량은 회사별로 12~14대. 대부분이 지입제로 운영되는 이들 레미콘 차량들은 가까운 김천시내는 하루 10차례까지 운행할 수 있지만 실제로 수해가 컸던 구성.지례.부항.대덕.증산면 등 농촌지역에는 하루 4차례 운행도 힘들다는 이유로 운행을 꺼리는 실정이다.

김천시가 28일 현재 발주한 수해공사는 총물량 1천862건 중 1천396건에 이른다. 그러나 실제로 착공에 들어간 공사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570건에 불과하다.

레미콘 수급문제가 발생하면서 긴급복구가 필요한 농촌지역은 아예 손도 못대는 것. 이에따라 김천시는 업체 대표들과 회의를 갖고,회사당 30대씩 레미콘을 증차하는 문제에 대해 협의를 가질 계획이다.

김종신 김천시 토목계 담당은 "별도의 레미콘 수급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모내기철 이전인 내년 4월까지 완공 예정인 농업기반시설 복구와 장마철 이전인 내년 6월로 예정된 교량.제방 등 공공시설물 복구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하루(오전 7시~오후 6시) 임대료가 20만원이던 소형 포크레인의 경우도 최근 23만~25만원으로 크게 올랐지만 그나마 구하기 힘든 형편이다.

▨골재, 흙도 태부족

낙동강 골재 채취작업이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레미콘 회사들의 비축 모래가 바닥나 연말 각종 마무리 공사에 차질이 불가피하다.일부 수해복구지역 주민들은 객토용 흙을 구하지 못해 인근 도로공사장을 찾아다니고 있다.

또 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칠곡.달성.고령.성주 등 주요 골재 생산지의 모래 생산량이 턱없이 부족해 구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칠곡군의 경우 왜관읍 등 낙동강 7개 채취장 중 2~3개 사업장에서 교대로 수중모래 채취에 나서고 있으나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달려 생산 확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대하레미콘(칠곡군 동명면) 전종식 대표는 "요즘 날씨가 좋아 토목 및 건축공사장 등에 레미콘 공급이 활발한데 업체마다 비축된 모래도 없고제때 구입도 못해 다음달부터는 수해복구 공사장 등에 레미콘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칠곡군내 골재채취장에는 경남에서까지 대형 덤프트럭들이 몰려들어 모래 구입차량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칠곡군은 올해 한 개 사업장당 모래 30만㎥씩 전체 210만㎥ 생산 목표를 세웠으며, 현재 93.9%인 197만1천㎥를 생산했다.

▨인건비도 껑충껑충

외환위기 직후 하루 인건비가 10만원대로 묶여 현장을 무더기로 이탈하던 목수들이 최근 들어 귀하신 몸이 됐다. 숙련된 목수의 경우 하루 임금이 15만원대로 치솟았고, 속칭 '꼬마'로 불리는 보조목수도 7만~8만원선으로 올랐다. 석공기술자도 비슷한 형편. 인건비가 하루 10만~15만원으로 치솟았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수해가 극심한 인근 김천과 강원도.전라도 등지에 일감을 찾아 떠나버려 다른 시.군에선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주택가의 리모델링 바람도 목수.석공 등의 몸값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인력시장에선 목수를 구하려면 최소한 일주일을 기다려야 한다. 상주지역 인력시장 관계자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상가내부 개조와 수해지역 재건축을 위해 인력 주문요청이 잇따르고 있지만 사람이 없다"며 "불과 서너달전 기술자 인건비가 10만~11만원이었는데 최근엔 15만원을 줘도 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천.강석옥기자 sokang@imaeil.com

상주.박동식기자 parkds@imaeil.com

칠곡.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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