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 베이징(北京)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두 정상의 한반도 관련 합의는 △북한은 핵개발 계획을 포기해야 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노력들은 지속되어야 하며 △북-미 양국이 1994년의 제네바합의를 비롯한 양국간 합의들을 준수하고 관계를 정상화해야 하고 △북한이 한국과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가 있다.
이 같은 내용은 두 정상이 1시간의 회담을 마친 후 서명한 선언문에 포함돼 북한과 미국에 어느 정도 압력으로 작용할것으로 예상된다.
두 정상은 특히 북한과 미국 두 나라가 함께 제네바 합의를 비롯한 북미 합의들을 이행하라고 촉구해 미국도 견제하고 북한만을 비난하지는 않고 있다. 이는 미국도 북미 합의들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북한, 중국, 러시아의 견해를 반영하는 것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북한이 합의들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일방적으로 비난해 왔다.
푸틴 대통령과 장 주석은 회담에서 북한 핵문제 이외에도 러시아제 무기의 중국판매, 각종 경제협력, 테러척결 공조, 이라크 문제 등에 대해 협의하고 '광범위한 의견 일치'를 보았다.
푸틴 대통령은 두 나라가 에너지 등 경제 분야 협력에 우선 순위를 두는 가운데 각 분야의 협력과 우의를 강화해 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경제 분야 협력에 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신화통신과 한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이번 회담은 장 주석이 지난해 7월 모스크바를 방문한 후 1년 4개월여만에 양국수도에서 열린 정상회담이다. 당시 양국은 '중-러 선린우호협력조약'과 '중-러 정상 모스크바공동성명'에 서명해 관계를 강화했으며 이번에 다시 공동으로 관심을 가진 여러 문제들에서 광범위한 의견 일치를 보였다. 푸틴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하기는 2000년 7월에 이어 두번째이며 중국 방문은 4번째이다.
빈번한 교류에 따라 내년에는 장 주석이나 차기 주석으로 선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후 총서기가 모스크바를 방문할 예정이다. 양국 정상들간의 교류와 협력이 강화되면서 미국에 대항하려는 중국과 러시아의 공동의 꿈도 어느 정도는 실현되어 간다고 볼 수도 있다.
러시아는 중국과 인도를 미국에 대항하는 주요 세력으로 성장시켜 미국에 저항하는 강력한 아시아의 축을 구축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다는 자체가 바로 이 같은 구도를 강력히 시사한다.
중국도 초강대국 미국에 대처하기 위해 러시아의 이 같은 구도에 암묵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상도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복잡한 국제정세와 중-러, 중-미, 미-러, 중-印 등 각국 관계의 변수들에 따라 순조롭게 잘 진행되어 나갈지 아직 더 관찰해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많은 갈등을 벌였으며 현재도 아시아에서 주도권을 놓고 보이지 않는 암투를 벌이고 있다. 따라서 양자간의 협력이 순조롭게만 진행된다는 보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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