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될성부른 송아지 DNA가 다르다

지역 바이오벤처 (주)대앤에이(D&A:DNA and Animal)가 최첨단 유전공학을 동원, 우리 한우지키기에 나섰다.지난 해 1월 경북테크노파크에 입주한 D&A는 유전자분석을 통해 고급육을 생산할 수 있는 송아지를 미리 선별함으로써 농가소득을 높이는 동시에 고급육 한우종자 확보 및 개량으로 한우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전의 경우 새끼를 키워 도축한 뒤 육질 등을 검사해 다시 우수한 어미소를 찾는 방법(=후대검증)으로 품종개량을 해왔으나 시간이 5년반 정도로 오래 걸리는 데다 육질은 수놈 보다 암놈의 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큰 실효를 거두기 어려웠다.

또 고급육을 생산, 농가소득을 높이려고 거세해 키운 송아지가 1등급 판정을 얻지 못해 오히려 축산농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도 잇따랐다. 고급육을 가진 소로 자랄만한 자질을 가진 송아지를 제대로구별해 내지 못한 탓이다.

지난 1995년부터 유전육종을 집중적으로 연구, 재래닭과 재래돼지 등을 복원해온 여정수(53.축산학과) 영남대 교수는 유전공학을 응용해 축산농들의근심을 크게 덜어줄 수 있다고 판단해 연구실 창업을 결심했다.

여 교수에게는 국내 어느 누구도 갖지 못한 귀중한 자료가 있었다. 가축개량사업소와 고급육경진대회 등을 통해 엄격히 검증된 한우 1천여 두에대한 DNA 데이터가 그 것. 아무리 유전학에 관한 뛰어난 지식이 있더라도 이런 핵심자료 없이는 한우 품종개량에 결코 응용할 수 없는 일이다.

D&A 연구팀의 다음 목표는 한우 유전자 지도를 완성하는 것. 전세계에서 발표된 각종 학술논문 등을 연구분석한 뒤 한우 염색체 30쌍 중 육질과 육량에 가장 관련성이 높다고 판단된 염색체 유전자 3쌍의 지도를 각고의 노력끝에 완성해 냈다. 이 공로로 여 교수는 지난 해 11월 농업과학기술상 농림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이제 송아지의 유전자를 분석, 육질과 육량에 관련된 유전자가 얼마나 있는 지를 알아냄으로써 우량 송아지를 간단히 판별해 낼 수 있게 된 것이다.경북도와 경기도 등 한우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각 지자체들은 D&A에 유전자 분석을 잇따라 의뢰, 지난 해 3억4천여만원이던 매출이 올해는 6억여원을 넘어설전망이다.

김기욱(45) 이사는 "현재 송아지 채혈에서 유전자 분석이 끝나 통보되기까지 20~30일이 걸리지만 내년부터는 소의 털(모근) 몇가닥만 가지고7~10일만에 유전자 분석을 끝낼 수 있어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또 "향후 다른 재래가축의 우수한 유전형질을 이용한 사업 및 우리 고유의 유전자 은행으로서 역할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053)818-2906.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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