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엔, 이라크 대통령궁 사찰

유엔 무기사찰단이 처음으로 이라크 대통령궁 사찰에 나선 가운데 이라크는 당초 유엔이 정한 공개시한보다 하루 앞서 오는 7일 무기실태 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측 파트너인 국가사찰위원회의 호삼 모하마드 아민 위원장은 이날 이라크에서 활동중인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소속 사찰단을 통해 무기실태 보고서를 이들 기구의 본부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의 이런 움직임은 특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유엔사찰단에 대한 이라크측의 협조를 "고무적이지 못하다"며 압박수위를 한층 높이고 나선 가운데 이뤄지는 것으로 미국과 이라크간의 긴장국면은 일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아민 위원장은 "이라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441호에 따라 적당한 시기인 오는 7일 무기사찰단을 통해 뉴욕과 빈으로 이라크 무기실태 보고서를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엔은 지난달 8일 이라크 무장해제를 촉구하는 유엔 결의 1441호에서 8일까지 이라크의 핵무기 및 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실태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이날 무기실태 보고서와 관련, "이라크의 신고서는 믿을만하고 완벽해야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이라크 독재자 사담 후세인은자신의 태도를 바꾸지 않기로 했음을 전세계에 재차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서 긴장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UNMOVIC 소속 무기사찰단은 이라크 사찰재개 이래 처음으로 대통령궁을 방문, 2시간에 걸쳐 사찰활동을 벌이는 등 유엔이 부여한 광범위한권한을 행사했다.

2개 팀으로 구성된 사찰단원들은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유엔 소속차량 6대에 나눠 타고 바그다드 서쪽의 티그리스강 주변에 있는 대통령궁인 알 시즈다와 알 사주드 궁을 방문했으며, 진입과정에서 별다른 제지를 받지않았다.

사찰단원들은 사무공간과 거주공간으로 이뤄진 대통령궁의 모든 건물안으로 들어가 사찰활동을 벌였으며, 사찰당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소재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사찰팀이 떠난 뒤 기자들도 화려한 금과 크리스탈로 장식된 샹델리에와 8개의 흰 대리석 장식이 있는 3층 규모의 거대한 대통령궁 주건물에 잠시동안 입장이 허용됐다.

바그다드 3개소 등 이라크 각지에 산재돼있는 8곳의 대통령궁은 대량살상무기 은닉의혹시설로 분류돼왔으나 이라크는 그간 이라크 주권과 권위의 상징이라며 사찰을 거부해왔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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