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후보 TV합동토론-이념대결 약화

이번 대선에서 이념대결이 약화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득표전략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경우 지지기반이 취약한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당초의 보수노선에 개혁적인 측면을 가미해야 했을 것이고 노 후보 역시 우리 사회의 보수기조를 의식, 보수쪽으로 다가가게 된 것이다.

결국 양측의 이념적 편차가 좁혀지면서 중도적인 성향을 내비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노 후보의 경우 국민통합 21 정몽준 대표와의 선거공조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도 이같은 변화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입장변화는 종전 양측의 발언 등을 떠올리면 확연히 드러난다. 이 후보는 한반도 문제에서 한미간의 긴밀한 유대를 최우선으로 강조해 왔으며 이의 연장선상에서 SOFA 개정에도 소극적이었으나 3일 토론회에선 "주권을 지키고 당당히 해야 할 소리를 하고 따올 것은 따와야 한다"는 등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노 후보 역시 주한미군 문제에 대해 과거 철수론을 제기했으나 토론회 등을 통해 통일후에도 주둔해야 한다는 쪽으로 바뀌기에 이르렀다.

이 때문인지 양측은 상대방을 겨냥, '급진.과격세력', '수구.냉전세력'이란 식의 비방전에 주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4일 대변인단 논평을 통해 노 후보를 겨냥, "자신의 과격한 이미지를 위장, 유권자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결국 대선 정국이 비방과 지역주의 조장으로 더욱 치닫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급기야 이, 노 후보에 이어 이들 후보의 부인들까지 대구.경북과 부산.경남 등지를 잇따라 방문, 지지를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한나라당은 대구 80% 등 영남권의 몰표를, 민주당은 호남권의 몰표를 토대로 득표전략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그럼에도 양측은 모두 상대 측이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는 식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역주의와 패권주의 등 낡은 정치의 원조는 DJ이고 그 양자가 노 후보"란 식으로, 민주당은 "이 후보가 지역주의 망령을 되살리려 하고 있다"는 등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후보를 겨냥한 원색적인 비방전도 가열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노 후보를 겨냥, "조폭 두목같이 파렴치하고 젊은이들을 서민 쌈짓돈을 뒤지고 다니는 앵벌이로 내몰고 있다"고 공격했다.

민주당도 이 후보에 대해 "지난 5년간 이 후보와 한나라당의 행태를 보면 구태정치의 화신답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난한 뒤 100가지 사례를 제시했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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