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노 '권 변수' 신경전

3일 밤 열린 TV 합동토론회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선전'한 것이 향후 대선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또한 권 후보의 약진에 따른 '변수' 등장 여부를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이는 3일 토론회에서 권 후보가 예상 밖의 선전을 벌인 반면 한나라당의 이회창 후보나 민주당의 노무현 후보는 우열이 드러나지 않은 채 소모적인 공방전만 벌였다는 평가에 따라 각 후보 지지율에 변화를 줄 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권 후보 지지층이 이념적으로 진보적 성향의 유권자가 많은 만큼 권 후보가 선전할 수록 노 후보의 표를 잠식하는 효과가 있지 않겠냐고 기대하는 눈치다. 한 핵심 당직자는 "권 후보가 토론에서 자기 존재를 대등한 관계로 끌어올렸고 국민에게 시원하다는 느낌을 준 것 같다"면서 "권 후보의 참여로 토론이 희극화된 면도 있지만 어찌됐든 권 후보의 선전이 우리에게 나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한 특보도 "TV토론에 대한 인터넷 여론을 보면 1등 권 후보, 2등 이 후보, 3등 노 후보로 나오고 있다"며 싫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한 지역별로는 부산과 함께 노풍이 불 조짐을 보이는 울산을 비롯해 수도권 공단지역 등 노동자 밀집지역에서 권 후보의 선전이 노풍 진화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권 후보가 TV토론에서 선전했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 "공방에서 자유로운 입장이라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잘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평가절하했다. 당 관계자들은 권 후보가 정책적으로 여타 후보와 구별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일시적으로 개혁성향 부동표중 일부를 흡수해갈 가능성이 있지만 양강구도의 특성상 표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민노당 권 후보가 진보성향을 분명히 보여줌으로써 노 후보가 합리적 중도개혁주의자임이 부각됐고, 수구세력이 노 후보에게 '급진적'이라며 색깔론 공세를 편 것이 무력화되는 효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노당 핵심 관계자는 "노 후보 뿐만 아니라 저소득 서민층 등 이 후보 지지층도 권 후보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이 많은 만큼 양당은 아전인수식 해석을 그만해줬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치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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