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분칠한 인간은 절대로 믿지 마라"
연예계에 첫 발을 내딛는 스테프들에게 선배들이 해주는 충고다. 하지만 신인스테프들은 처음엔 이 말을 실감하지 못한다. 막 데뷔한 연예인들은 대부분 인사성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생님'이라고 부르던 신인연예인이 '아저씨'로 부르면 스타가 된 것으로 짐작해야한다. 이때부터 재빠르게 어투를 바꾸지 않으면 큰 낭패를 겪는다.
정치인도 마찬가지. 당선만 되면 달라진다. 목례각도가 변하거나 악수를 청하던 손의 힘이 바뀐다. 그래서일까. 정치시즌이 오면 연예인과 정치인은 유독 친하다. 물론 인기가 없거나 중견 연예인은 제외다. 스타가 아니면 흡인력이 떨어져 표심을 움직일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인 듯하다.
지난 대선에서 '용의 눈물'의 유동근은 유력 후보들로부터 러브 콜을 무수히 받았다. '유동근만 움직이면 10만표가 옮겨진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당시 그가 사석에서 지지했던 후보가 이번에도 출마했지만 크게 환영받지는 못하고 있다. '용의 눈물'과 같은 카리스마가 넘치는 '왕'의 역할을 맡지 못해서다.
인기 또한 당시에 못 미치는 탓이다. 인간 유동근보다는 허구의 '유동근 이미지'를 필요로 했던 결과겠다.
올해 대선에서 최고의 상종가는 윤도현. '오 필승 코리아'와 함께 월드컵 가수로 불리면서부터다. 평소 가난한 민중에 대한 윤도현의 애정도 큰 몫을 했다.
당연한 듯 각 후보들이 그를 끌어들이려고 손을 내밀었지만 그는 "노동자시인 박노해가 대통령에 출마하면 그를 위해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하겠다"며 거절했다.
콘서트 장을 방문한 노무현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한 건 극히 사적인 입장표명일 뿐이다. 정치인과 연예인은 오늘도 분을 바른다.
필요하면 힘을 합치기도 한다. 자신들의 이미지가 '한철장사'에 큰 특효약이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정책이나 신념보다는 장식을 중요시하는 탓이다.무엇보다 자주 속는 대중이 이들의 결연을 가능케 한다. 피해의 몫은 대중인데도….
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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