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4일 부시 미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추진의사를 밝혔다. 노 후보는 당선되면 한반도 주변 4개국을 순방하겠다는 뜻을 밝힌 적은 있지만 부시 미대통령과의 회담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 후보가 대선을 보름여 앞둔 시점에서 부시대통령과의 회담과 대미관을 밝히고 나선 것은 자신의 대미관 등에 대한 일부 외신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 등 일부 외신들은 최근 노 후보 집권에 대해 부정적인 관측을 잇따라 내놓았다.
WSJ는 지난달 29일 사설을 통해 "최근 한국에서 '주한 미군은 더이상 필요없다'는 인식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면서 노무현 후보도 이같은 입장을 표명했다고 주장했다.
노 후보의 이날 발언은 대미관계가 선거쟁점으로 떠오르기 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노 후보는 이날 외신기자들과의 기자회견에서 "당선되면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 한미 동맹관계를 다지고 북한 핵문제를 협의하는 방안을 최우선적인 과제로 추진하겠다"면서 "이제 한미관계는 수평적이고 균형있는 관계로 나아가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달 22일 국민통합 21 정몽준 대표와의 '후보단일화 TV토론회'에서는 "반미감정은 없지만 굽실굽실할 필요가 없으며 꼭 미국에 꼭 갔다올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10여일만에 이같은 자신의 발언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의정부 여중생사망사건으로 국내에서의 반미감정이 확산되면서 자신의 집권에 대해 불안해 하는 일부 외신의 시각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그는 이날 "제가 대통령이 돼도 한·미관계가 김대중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부시 대통령의 강경입장에 대해 다소 우려하지만 북한의 핵개발 포기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북강경책을 반대하던 종전 입장에서도 후퇴한 것이다. 노 후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 것을 권고하겠다며 김국방위원장과의 회담의사도 밝혔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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