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정치(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새로운 정치(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외치는 부르짖음이 공허하게만 들립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폭로전이란 고질병이 또 다시 도지고 있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게다가 양측간 지지율이 팽팽한 접전양상으로 치닫자 '재탕'에 '삼탕'까지, 우려낼 수있을 때까지 계속하겠다는 식으로 맞서고 있다.
물론 근거라고 제시하는 것들도 자신들의 폭로를 입증하기엔 부족하거나 기껏해야 방증에 불과, 상대측 흠집내기에만 혈안이 돼있는 모습이다. 결국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공방전으로 비쳐질 수 도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5일, 연이틀째 노 후보를 겨냥한 폭로전을 계속했다. 배용수 부대변인은 '30억원대 부동산 명의신탁, 지목변경 등에 의한 부당한 압력 행사, 부인의 부동산 투기 등 의혹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고 거듭 주장한 뒤 '두 얼굴의 사나이'라고 맹비난했다.
전날엔 김문수 기획위원장 등이 기자회견을 통해 '노 후보의 땅 투기와 재산 은닉은 13대 의원 재임기간인 지난 88~92년, 해양수산부장관 재직기간인 2000년8월~2001년3월,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집중적으로 이뤄진 권력형 비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주장했던 내용은 거의 대부분 이전에 거론됐으나 별 다른 파장없이 묻혀 버렸던 것들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도 이 후보의 부동산투기 의혹을 재탕해 내놓았다. 장전형 부대변인은 '이 후보는 87년10월 충남보령시의 임야 8천평, 제약단지 조성계획 확정 1년전인 같은 해 12월 경기화성군 임야 7천200평 등 시가로 총 40여억원의 땅을 구입, 투기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병풍, 세풍, 안풍(안기부자금 유용의혹), 호화 빌라의혹 등 이 후보를 겨냥한 '9대 의혹'자료를 계속 우려먹고 있다.물론 상대측 폭로나 반박은 모두 '음해공작'이거나 '터무니없는 거짓 변명'이고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겠다는 식으로 맞섬으로써 양측간 공방전은 더욱 뜨거워지게 된다.
상황이 이쯤되면 깨끗하고 새로운 정치를 기대한다는 게 '나무에 올라가 고기를 구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뭐가 있을까?.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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