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원지 지정 30년 화원동산

낙동강변에 위치해 광활하고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화원동산이 올해로 유원지 지정 30년을 맞았다. 갖가지 생태 보고로 확인돼, 관리하기에 따라서는 대구의 또하나 보물이 될 참이다. 그러나 전체 37만여평 중 정비된 것은 5만6천여평에 불과하고 그나마 시설이 낡아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생태·문화재 보고=일대 37만여평은 만 30년 전인 1972년에 유원지로 시설결정됐다. 낙동강변 경사지를 따라 천연보호림인 모감주나무 군락지가 형성돼 있고, 가중·산벚·참나무 등 49종의 나무 1만3천여 그루가 2만여평의 자연림을 형성하고 있다. 산책로 곳곳에는 망초·달맞이꽃·찔레·칡·구기자 등 20여종의 덩굴 식물이 군락을 형성해 천연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인접 달성습지는 천연기념물 흑두루미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습지와 화원동산 일대에는 철새 106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3, 4세기 때 것으로 보이는 고분 30여기도 곳곳에 흩어져 있다.

이때문에 관람객이 매년 늘고 있다고 관리를 맡은 대구시설관리공단 화원동산 사무소 측은 전했다. 작년엔 33만여명이 찾았으나 올해는 10월 말까지만도 36만여명이 찾았다는 것. 무료 입장인데다 시티투어 코스로 포함돼 있고, 자연학습장으로 인기 있어 유치원 및 초중고생들이 많이 찾기때문.

이에따라 달성군청은 작년 9월 37만여평 중 27만평을 개발하는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휴양·운동 등 시설을 대규모로 조성해 숲 속 종합 레저문화단지로 만들겠다는 것. 토성, 향토역사교육장, 봉화대, 생태학습장, 야생초화원, 조류관찰대, 각종 공연장도 건설 계획에 포함됐다. 개발계획 수립 업무를 담당했던 한백종합기술공사 측은 219억원이 투입돼야 이들 계획이 실현될 것으로 추정했다.

◇정비 없는 방치=빼어난 자연경관과 문화유적, 생태 자원을 갖고 있으나 보전책이나 제대로 된 개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37만여평 중 겨우 5만6천여평만 정비됐고, 그나마 10년 전 금복주에서 기증될 때의 형상 그대로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군청이 세웠던 정비 계획도 막대한 경비 때문에 정비 주체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고분도 작년부터 달성군청 부담으로 복원에 착수했으나 4기만 복원됐거나 진행 중일 뿐 나머지는 복원 계획조차 못 세우고 있다. 학계 등은 이곳을 '문화사적지'로 지정해 고분 훼손을 막고 문화 교육장으로 꾸며 달라고 줄기차게 건의했으나 수용되지 않고 있다.

지금 갖춘 시설은 낡은 동물원·수영장·팔각정·전망대 등이 고작. 동물원에도 원숭이·공작·구관조 등 10여종 50마리밖에 없고 20년 넘은 시설은 낡았다. 고분도 훼손된 채 방치돼 오히려 흉물스러워졌다.

가족과 함께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이성만(46·화원읍 명곡리)씨는 "숲속 산책로를 따라 가며 낙동강을 바라보면서 자연 정취를 즐길 수 있어 좋지만 시설이 너무 빈약하다"고 아쉬워했다. 표종권 사무소장도 "올해 7억4천여만원을 들여 산책로·수영장 등을 고쳤을 뿐 다른 시설 확충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며, "그래도 사슴·토끼 70마리를 풀어놓아 찾는 이들이 동물 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나름대로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토지 소유자들의 반발=개발계획 부지 중 상당량도 여전히 개인 소유이다. 이때문에 자신들의 토지가 개발계획 부지에 포함된 화원읍 구라리 박승진(61)씨는 "30년 동안 유원지 시설지구로 묶이는 바람에 재산권 침해 등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고 했다. 작년에 수립 발표된 개발계획으로 한때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으나 진척이 없자 또 우롱당하는 심정이라고도 했다.

군청 강경덕 도시국장은 "대구시가 7년 계획 아래 흑두루미 철새도래지인 인접 달성습지 생태 복원에 착수한 만큼 또다른 생태보고인 화원동산도 연계해 조기에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서기자 kb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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