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D-12' 대선유세 현장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대전.충남지역 유세에 나선 이 후보는 6일 오전 대전에서 지방분권추진운동본부(회장 김형기 경북대 교수)와 함께 '지방분권 국민협약서'에 사인하는 행사에 참석한뒤, 기자회견을 통해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위한 이회창의 약속'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지방발전의 근간을 형성하기 위해 지방분권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대통령이 된다면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에 대해서는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하고 "보다 현실적이고 발전적인 대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전북 익산과 광주 등 취약지역과 제주지역 공략에 나섰다. 호남 방문에서 이 후보는 정치보복 근절을 선언한 뒤"현 정권이 실행하고 있는 인사편중을 없애는 한편 대대적인 인사탕평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망월동 5.18묘역을 참배한 이 후보는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를 방문하니 감회가 새롭다"면서 "민주화운동에 헌신하신 선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서도 반듯한 나라 건설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오후 제주를 방문해서는 제주상공회의소를 방문하는 등 제주와 서귀포에서 거리유세에 나선뒤 밤 대구로 향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5일 경기남부와 충남지역 거리유세를 통해 전략지역 부동표잡기에 나섰다. 경기도 안산 LG백화점 앞 거리유세에서 그는 "집권하면 무엇보다 거짓말 안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서민생활안정을 위해 ▲250만개의 일자리 창출 ▲230만호의 서민아파트 건설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후보는 또 "안면도를 대규모 휴양단지로 개발, 총 3백20만편 규모의 한국의 디즈니랜드로 개발할 것"이라며 "테마타운 조성에 필요한자금 2조7천6백억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12억불은 외자유치 등을 통해 조성할 계획이며 이 사업이 완공되면 연간 5천만명의 관광객과 3조원의 관광수입이기대된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어 농정관련 공약으로 농어촌 정책자금 금리 1% 인하, 정책자금 거치기간 5년연장 , 농기계 관련 부채탕감을 위한 농기계관리공사 설립, 건강보험료 대폭인하 등을 제시했다.

▲한나라당 대구시지부는 6일 세불리기 작업과 거리유세를 계속했다. 시지부는 이날 오전 지역내 7천명의 회원을 가진 대경사랑운동협의회(회장 김기원) 간부 20여명에 대한 영입식을 가졌다. 또 전날 지하철 정책투어에 나섰던 강 위원장과 백승홍 본부장은 이날 오후 2시 화원장을 찾아 2시간 동안 가두유세전을 벌였다.

시지부는 이날 유세전에서 "노무현 후보가 서민 후보라고 주장하지만 수십억원의 부동산 등 재산을 갖고 있으며 호화 요트를 즐기는 사람"이라며 노 후보에 대한 공격을 본격화했다.

또 경북도지부는 각 지구당 별로 장터유세를 이어갔다. 정창화 선대위원장은 의성 안계면 장터에서, 이상득 최고위원은 효곡 재래시장에서 각각 유세를 갖고 지지세 확산에 나섰다. 이날 경북도지부는 성명을 내고 "민주당은 서민을 가장한 노 후보를 내세워 또다시 서민을 울리려고 한다"며 "지난 5년간 서민들의 희망을 모두 없애놓고 이제 와서 서민을 대표하는 후보고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는 사기극을 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민주당 노무현 후보

▲부산.경남 투어에 나선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6일 오전 녹산공단에 위치한 르노삼성 자동차 공장을 방문, 출근하는 노동자와 일일이 악수하며 거리유세를 한 뒤 1시간여동안 공장을 둘러봤다. 이어 경남 양산의 대안학교로 알려진 효암고를 찾았다.

노 후보는 이 자리에서교직원.학생들과 함께 교육 관련 토론회도 가졌으며 양산터미널과 남부시장에서 대규모 거리유세를 가졌다. 노 후보는 "한나라당이 연일 'DJ 양자론'을 들고나와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며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면 그냥 노무현 정권이고, 내가 누구 지시나 눈치를 보고 정치할 것 같았으면 3당합당 때 이미 YS를 따라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부산 자갈치시장으로 이동, TV 연설원으로 PK내 '노풍' 점화역을 톡톡히 한 '자갈치 아지매' 이모씨를 만나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또 서면 거리유세와 '개혁과 통합을 위한 부산.경남 교수모임', 구덕체육관에서 열린 부산시지부 후원회, 롯데 자이언츠 임수혁 선수 돕기행사 등에 잇따라 참석했다.

이에 앞서 5일 노 후보는 부산 사상 시외버스터미널과 덕천로터리, 동래 메가마트 앞에서 유세를 가졌다. 시내 교통혼잡으로 일정이 다소지연됐음에도 유세장에 많은 청중이 운집, 노 후보에 대한 지역민의 관심도를 드러냈다.

노 후보는 우선 땅투기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30억대의 땅을 숨겨뒀다고 하는데 기분 좋다"며 "잊어버린 땅을 한나라당이 찾아주면 고마운 일"이라고 비꼬았다. "그 땅을 찾으면 그냥 주겠다. 그러나 거짓말이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에 대해서도 각별한 친밀감을 표시했다. 그는 "양김도 못한 후보 단일화를 이룬 정 대표에게 감사와 찬사를 보낸다"며 "국민이 단일화를 원해 단일화를 이뤘더니 이제는 두 사람이 손잡고 정치개혁을 해내라고 요구하고 있다. 정치개혁을 확실히 이뤄낼 때까지 두 사람이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 후보의 부산 유세에는 정동영 선대위 국민참여운동본부장과 김근태 최고위원 등 소속 의원들과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 신상우 전 의원 등이 함께했다.

▲민주당 지역 선대본부의 지원 유세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간판 선수 부족으로 유세의 중량감이 한나라당에 비해 떨어지던 현상도 찬조 연사들의 잇단 래구로 문제를 해결했다.

6일에는 정대철 선대위원장이 이틀 일정으로 대구를 찾아 지역 선대위원장 회의를 주재한 뒤 유세에 나섰고 당내에서 '대구의 딸'로 통하는 추미애 의원은 5일에 이어 6일에도 대구 유세전을 계속했다.

경북에서도 정 선대위원장과 장영철 전 노사정위원장이 유세전에 가세했고 후원회 참석차 포항을 찾은 한화갑 대표도 7일 대구서 열리는 중앙선대위 전체회의에도 참석했다.

정 선대위원장은 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세가 불리해지자 흑색선전을 동원한 폭로전을 일삼고 있다"며 "이회창 후보가 깨끗하고 한 점 의혹도 없는 노무현 후보에 대해 근거없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대구 방촌시장유세에서 "노 후보는 여러분과 애환을 같이한 서민후보"라며 "특권의식을 가진 이 후보는 서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특권세력을 위한 정치만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 노무현 연설 스타일- 단순 명료, 직설화법 위주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연설은 일단 명쾌하고 단순명료하다. 군더더기나 미사여구 보다는 직설화법을 주로 쓴다. 김해출신 답게 경남 방언도 적절히 구사하고 친근감의 표시로 '반말'도 곧잘 쓴다. 또 즉흥연설 위주여서 연설문안에 따른 모범답안이 없고 매번 유세 때마다레퍼토리가 조금씩 바뀐다. 연설 담당직원들이 그만큼 편하다는 얘기다.

5일 부산 사상구 시외버스 터미널 앞 거리유세에서 노 후보의 첫 말은 "자꾸 카지 마이소. 울었분데이"였다. 환호를 보내는 일반 유권자와 노사모 회원들에게 보낸 인사였다. 그의 말대로 "어려울 때 지켜주고 격려해 주신 고향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이 친근한 사투리로옮겨지는 것이다.

지역출신이 방언을 쓰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지만 '탈(脫)지방'을 좇는 기성 정치인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노 후보는 이와 함께 '~그렇지 않습니까'라는 반어법도 적절히 구사해 청중의 반응을 곧잘 유도한다. 그럴 때면, 손동작도 쓰는데 주먹을 불끈 쥐거나 손바닥을 곧게 펴기도 한다. 그래서 인지 연설하는 모습이 YS의 연설을 빼 닮았다는 얘기를 들을 정도다. 노 후보는 또 유세도중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대중가요를 불러 흥을 돋구기도 한다. 이날 부산 동래구 구포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는 '부산 갈매기'를 불었다. 노래 중간에 마이크를 청중 쪽으로 돌려 청중의 참여를 유도하는 쇼맨십도 구사, 정치유세장인지 공연장인지 헷갈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유세 분위기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시간 어기기가 일쑤다. 그래서 유세일정이 번번이 지연돼 수행비서나 당직자들의 마음을 조리게 한다. 또 '~습니다' 체를 자주 써서 딱딱하게 들리기도 하고 비유보다는 직설화법을 써 공격적으로 들린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노 후보의 연설은 대중적이어서 청중을 사로잡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점에서 다소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 이회창 유세스타일- 웅변조 직접화법 선호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다수당후보'로서의 국정운정의 안정감과 책임감을 심어주는 데 연설의 포인트를 두고 있다. 말투는 강한 웅변조지만 필요한 말을 매끄럽게 연결, 자연스럽고 솔직담백한 어조로 전달하는 직접화법을 선호한다. 강조할 때는 '솔직히 말해'라든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이라는 등의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5일 경기와 충청 지역 유세에 나선 이 후보는 강한 어조로 연설하면서도 부드러운 이미지 연출에 적극적이었다. 그는 이날 때로는 유머를, 때로는 장난끼가 엿보이는 행동을 자연스럽게 연출하면서 청중들의 호응을 얻어냈다. 충남 당진 5일장에서 한 상인이 생굴을 이 후보의 입에 넣어주며 "힘 내세요"라고 격려하자 주먹을 높이 쳐들었고 홍성유세에서는 사회자가 '이회창' 연호를 계속하자 "조용히 해 주세요. 귀청이 다 떨어지겠네"라며 청중들의 호응에 답하기도 했다.

이 후보의 얼굴표정도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졌다. 유세를 하는 이 후보의 입꼬리가 항상 하늘을 향하고 있다. 이는 굳게 다문 입에서 느껴지는 '대쪽'같은 강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소 부드러운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포용력이 부족하다는 이미지에서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세중의 몸짓과 말투도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후보는 사진을 찍을 때를 제외하고는 팔을 높이 쳐든다던지 손짓을 크게 하지는 않았고연단에서는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외투를 입지않았다. 한나라당의 한 유세관계자는 "연설 중에 몸짓을 크게 하면 자칫 선동적이라는 이미지를 줄 수 있고 외투를 입고 연설하는 것은 나이가 들어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천역앞 유세장에서 이 후보는 초등학생들이 사인을 받겠다고 단상에 올라가자 서둘러서 내려보냈다. 자칫 상대후보측으로부터 어린 동심까지 선거에 이용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 이회창 대구방문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6일 대구를 방문, 서민층 공략을 위한 재래시장 투어를 펼친다. 이 후보의 이번 방문은 이날 밤 8시 제주 유세를 마치고 대구에 도착해 7일 오전 9시 서울로 떠나기 전까지 '반짝 유세'로 이루어진다. 당초 이 후보는 7일 구미와 문경.안동 등 경북북부 지역을 찾아 지지세 확보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서울 일정을 이유로 취소했다.

한나라당 시지부 관계자는 "이 후보가 대구에서는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서민 위주의 정책을 펴겠다는 소신을 보여주기 위해 지역 재래시장 투어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6일 밤 대구에 도착한뒤 곧바로 동구 파티마병원 옆 평화 시장내 소주집 골목으로 이동해 이곳을 주로 찾는 서민층 및 젊은 직장인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진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가벼운 대화로 지지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이어 7일 오전에는 북구 칠성시장 내 인력시장을 찾아 지역 경기를 직접 체험하며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취업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예정이다. 이곳은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후보 등록 첫날인 지난 27일 가장 먼저 찾았던 곳으로 이 후보는 이날 1시간여동안 시장 곳곳을 돌며 지지를 호소한뒤 상인들과 보리밥으로 식사를 함께 한다.

또 팔달 시장으로 이동해 상인 및 시민들과 자리를 함께 한 뒤 서울로 올라간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 네거티브선거전 지양선언

대선이 상대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제기 등의 폭로전으로 혼탁.과열양상으로 전개되자 민주당은 6일 네거티브선거전의 중단을 선언했다. 부산 경남지역 공략에 나서고 있는 노무현 후보는 이날 오전 정대철 선대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한나라당이 어떤 종류의 흑색선전으로 민주당을 공격해오더라도 일체 대응하지 말고 당에서도 한나라당 이 후보에 대한 여러가지 의혹을 제기하지도 말 것"을 지시했다.

민주당 대변인실은 이에 따라 이날 오전 발표한 '이회창가의 친일의혹을 알고 있는가' 등 이 후보를 공격한 2건의 논평을 취소했다. 장전형 부대변인은 "이 시각부터 한나라당에 대한 일체의 의혹제기를 중지한다"면서 "한나라당은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을 받아들여 일체의 폭로전을 중지하라"며 동참을 촉구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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