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별 여행자
'삶에서 만나는 중요한 사람들은 모두 영혼끼리 약속을 한 상태에서 만나게 되는 것이야. 서로에게 어떤 역할을 하기로 약속을 하고 태어나는 것이지. 모든 사람은 잠시 또는 오래 그대의 삶에 나타나 그대에게 배움을 주고, 그대를 목적지로 안내하는 안내자들이지'.
'지구별 여행자'는 특별한 인도 기행문이다. "언제 어디서 영적 교사가 등장할 지 예측할 수 없는 나라"여서일까. 지저분한 행색의 수도승, 반딧불이를 잡던 17세의 집시 처녀, 문둥병 걸린 거지여인, 버스 지붕 위에서 만난 늙은 이야기꾼···심지어 주문한 음식과 메뉴판이 다를 땐 음식을 믿으라고 뻔뻔하게 대꾸하는 식당 주인에게서도 행복은 주어진 것을 받아들이는 소박함이라고 말한다.
'지구별 여행자'는 잠언집이다. 대개의 잠언집이 지나친 감상과 철학자연(然) 하는 자세로 거슬리곤 하지만, 류시화는 익살과 재치로 인도 향신료처럼 은은하게 읽는 이를 일깨운다.
"우주의 신비는 너무 커서 하나의 종교만으론 다 표현할 수가 없다"는 책의 말대로 삶의 신비를 알기 위해 길 위의 모든 만남을 소중히 해야 할듯하다. 우리 모두는 지구별을 여행하는 외로운 여행자이기에.
△ 백제는 일본의 기원인가
최근 일본 천황이 자신의 모계혈통이 백제임을 인정하고 나서자, 한국에선 연일 이를 다룬 보도가 전파를 탄 반면 일본은 한국에 대한 고대의 콤플렉스를 공론화하기 싫어선지 미지근한 반응만 보였다.
이를 지켜본 '백제는…'의 저자는 한풀이식이 아닌 객관적이면서 유연한 역사관을 강조한다.
일본인들은 고대에 자신들이 이백여년 동안이나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고 가르쳤고, 우리 역시 일본의 고대문화는 무엇이든 백제가 전해주었고, 천황의 가계는 백제에서 건너갔다고 배웠다. 이런 역사교육이 왜곡된 우월의식을 낳았고, 양국관계를 잘못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한 조상에서 갈라진 형제이므로 강제합방이 아니라는 일제의 주장이나, 천황가에 백제의 피가 섞였다는 것만을 강조하는 것은 같은 범주가 아닐까. 우리 역시 일본에 대한 근·현대 콤플렉스를 고대의 우월성을 통해 해소하려는 것은 아닐까.
우리들이 궁금해하는 백제황실과 일본 황실의 관계, 우리 조상들은 왜 일본에 갔고 그곳에서 무엇을 했는지, 임나일본부설은 어떻게 생겼는지, 백제부흥운동 당시 일본은 왜 대군을 보냈는지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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