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각 당은 막판 대세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양강구도의 선거가 종반으로 접어들면서충청권과 부산.경남권의 투표 향배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도권 지역은 양 후보간 접전을 벌이고 있고 전통적인 양후보의 터밭은 변화조짐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매일신문을 비롯 춘추 6개사 공동으로 2차례로 나눠 지역 표밭 민심을 훑어본다.
◈ 수도권 판세
수도권 판세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앞서가는 형국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양당 입장이 엇갈리고 있으나 오차 범위내 접전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은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가 지원유세에 합류하게 되면 부동층을 흡수, 지지율 격차가더 벌어질 것으로 보는 반면 한나라당은 탄탄한 조직력을 총동원, 바닥층을 넓히면 막판 뒤집기도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40, 50대 이상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어 젊은층 공략이 다급하다고 보고 '2030 새물결 유세단'과 '2030위원회'등을 가동하고 이부영.박진.이성헌.김부겸 의원과 박계동 전 의원을 투입했다.
민주당은 20 ,30대층에서 이 후보를 확실히 앞서고 있고 40대에서 접전 양상인 만큼 노 후보의 국정운영 능력과 안정감을 심어주는 '포지티브 캠페인'을 펴는 한편, 젊은층의 투표 참여율을 제고하는 등의 '쌍끌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서울과 수도권이 여론의 움직임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부동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수도권 지역이 노무현.정몽준 후보간 단일화 이후 부동층이 격감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 따라서 양당도 신문과 TV, 라디오 등 각종 미디어 광고 및 방송찬조 연설을 통해 정책.비전을 제시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한나라당 선대위측은 "부패정권에 대한 불신이 가장 높은 수도권을 파고들기 위해 '부패정권 연장론'을 부각시키는 한편 '안정 속의 개혁'이라는이 후보의 이미지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전에 발표된 지지도 격차가 계속 유지되고있다"며 "부동층 공략을 위해 노 후보의 세대교체론과 개혁 이미지를 설파, 이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 충청권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트로 평가받는 충청권은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승부처다. 대선을 10일 앞둔 현재 판세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오차범위내에서 접전을 펴고 있는 것으로 양당은 분석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후보단일화의 여파로 노 후보가 줄곧 우세를 점해왔으나 이 후보가 지역내 유력 정치인들의 직·간접적 지지에 힘입어 접전내지 역전상태로 돌아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후보의 이런 상승세는 자민련 김종필 총재를 비롯, 이인제 총재권한대행, 부총재인 심대평 충남지사의 가세에 힘입은 바 크고 선거전 종반으로 갈수록 위세를 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짜임새있는 한나라당의 조직이 본격 가동되고 투표직전 사표방지심리가 발동되면 이 후보가 압승을 거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후보단일화의 시너지 효과가 여전히 지속되면서 현시점에서 4∼5%대의 우세를 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인제 의원의 자민련 입당 및 자민련의 한나라당 간접지원 움직임이 역작용을 일으켜 자민련 성향의 유권자들이 한나라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노후보가 내건 행정수도 충청권 이전 공약으로 표심이 움직이고 있고 단일화전까지 정몽준 의원에게 쏠렸던 충청권의 표심을 감안하면 선거막판 노무현·정몽준 공동유세 성사시 격차를 더욱 벌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변수는 20∼25%대에 달하는 부동층의 향배다. 자민련이란 정치적 구심점을 상실한 상황에서 이들의 움직임에 따라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의 희비가 엇갈릴 것이란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자민련을 포용하는 한·자 공조에 주력하고 있고 민주당은 국민통합 21의 정몽준 대표의 가세를 적극 추진하는 등 흔들리는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대전일보=김시헌기자>
◈ 부산·경남
부산.경남(PK) 지역은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대표가 단일화되기 전까지만 해도 확실한 한나라당 '안방'이었다. 지금도여전히 한나라당 지지성향이 강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대선에서 누구를 찍을지에 대해서는 조금씩 반응이 엇갈린다. 당과 지지후보는 별개라는 의식이 생겨나기 시작한 듯하다. 이 '별개 의식'은 그러나 굳건하지는 않다.
중장비 대여업을 하는 김경하(33.수영구 남천동)씨의 경우 후보단일화 이후 이회창 후보 지지에서 노무현 지지로 입장을 바꾼 경우. 김씨는 그러나 "노 후보가 당내 문제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헤쳐나가는 것을 보고 신뢰가 갔다"고 설명하면서도 "누구를 찍을 지는 선거전 정당,후보의 경륜 등을 종합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연령별, 성별로는 다소 편차를 보인다.
택시기사 현무송(65.남구 감만동)씨는 "40대이상과 여성 승객들은 대다수가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 한번 당하지 두번 당하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현씨는 그러나 "20, 30대들은 '젊은 사람이 낫지 않겠느냐'며 노 후보 지지의사를 밝히는 것을 더러 듣는다"고 말했다.
식당을 하는 남정애(48.여.서구 남부민동)씨의 얘기도 비슷하다. "젊은 사람들은 노무현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외 다수는 당을 보고 이회창을 찍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젊은층과 노년층의 중간지대인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의 지지성향도 엇갈리는 양상이다. 39살의 동갑내기 의사인 김춘기, 전지혜씨 부부(동래구 안락동)의 경우 부부간 지지후보가 다른 경우. 김씨는 낡은 정치 청산을 외치는 노 후보를,전씨는 제대로 된 집안에서 제대로 교육받은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부산에서는 유권자들이 지지정당과 지지후보를 별개로 하느냐를 놓고 고심중이며 결정 여부에 따라 표쏠림 현상이 본격화될 것 같다.
이주환기자 jhwan@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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