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경희의 색깔로보는 세상-(5)어울리는 색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거울 속에 비친 자신과의 만남으로 하루의 문을 연다. 거울을 본다는 것은 내 모습을 보면서 그 너머에 숨어있는 내면과의 대화를 할 수 있기에 참 중요한 시간이다. 그러나 분주한 일상에 쫓겨 나를 보면서도 결국 나를 외면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뭔가 속상한 일이 있어 편치 않은 마음으로 얼굴을 다듬을 경우 즐거울 때만큼 잘되지 않고 결과도 좋지 못하다. 마음속의 모습에 따라 겉으로의 이미지가 표현되기 때문이다.

이미지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과 드러나지 않는 내면의 이미지가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상(像)이라고 한다면 내면의 이미지는 그 상을 받치는 기둥이며 외적 이미지의 실체라 할 수 있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내재(內在)된 것이 없으면 외재(外在)된 것도 없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이는 이미지가 가지는 내·외적 결부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잘 말해주는 예라 하겠다.

또한 독일의 미술 교육자인 요하네스 이텐은 형태와 색의 조화를 강조하면서 형태의 속성에 맞는 색이 부합됐을때 그 조형물의 가치는 상승된다고 하였다. 즉 같은 네모라도 빨간색의 네모와 노란색의 네모는 그 속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사람도 내면이 부드러우면 외면도 부드럽고 온화하며, 내면이 강한 사람은 외면도 강한 이미지를 가지기 마련이다.

내면과 외면의 이미지를 색깔과 연결시키면,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진 사람은 의상 선택이나 메이크업을 할 때 원색과 딱딱한 느낌의 색상보다는 부드러운 파스텔 색조를 취하는 것이 좋다. 또 강한 이미지일 경우는 거기에 맞게 강한 색을 적용하는 것이 이미지를 더욱 돋보이게 할 것이다.

비록 좋아하는 색이 있더라도 내 마음의 정서, 그리고 그 정서가 받치는 외모의 이미지와 맞지 않을 때는 어울릴 수 있는 색으로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

"나에게 어떤색과 디자인이 어울리는가"라고 남에게 묻기에 앞서 조용히 거울 앞에 앉아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내가 좋아하는 색과 디자인이 정말 나에게 어울리는지 물어볼 일이다.

〈이경 트랜드컴퍼니 대표artlee399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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