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말 집에서 이벤트 연출

주부 유지형(30·대구시 남구 대명동)씨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요즘 달력을 보며 은근히 미소를 짓는다. 남편 몰래 깜짝 파티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파티라고 해서 거창한 계획은 아니다. 유씨는 석달째 배우고 있는 풍선만들기 실력을 5살배기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1차 검증(?)도 해봤다. 아이들이 금방 따라하고 재밌어 하는 게 여간 아니었다. 이번엔 가족들을 위해 오붓한 이벤트를 연출해볼 작정이다.

이맘때면 한해를 정리하는 모임이 열리고 자주 참석하게 된다. 그러나 바깥에서는 연일 모임이 이어지지만 정작 집에서는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이럴때 집안을 아기자기한 파티장으로 꾸며보면 어떨까.

대백문화센터 강사 김은지(27)씨는 큰 돈 들이지 않고 화사한 크리스마스 장식과 이벤트 준비를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칠성꽃시장 조화매장이나 할인매장 등을 이용하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용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현관문에 작은 리스 장식(9천~3만7천원선)을 건다든지 신발장 위나 거실 한 중앙에 낮은 테이블을 놓고 그 위에 작은 포인세티아 화분을 장식하면 집안 분위기가 금방 달라진다. 또 요즘 같은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커튼이나 벽에 크리스마스 소품(트리목 2만~5만원선, 전구류 2천~1만원, 방울세트 1만~2만5천원대)을 활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

김씨는 또 집안에는 재활용할 만한 소품도 살펴보면 많다고 말한다. 집안 구석에는 잘 쓰지 않는 꽃병을 금색이나 은색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작은 방울 등의 소품을 달아 꾸미면 색다른 연출이 될 수 있다고. 예전에 장만해두었던 싫증난 트리는 리본에 큐빅이나 구슬 반짝이 가루 등을 뿌려 다시 단다든지 트리에 달린 방울에 천을 씌우거나 구슬을 달면 새것같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그러나 김씨는 "주부들이 집안꾸미기가 화려하고 거창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비용도 만만찮고 노력도 곱절로 들게 된다"며 "너무 많은 소품을 이용하면 되레 너절해 보이는 역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풍선전문점 '풍선축제'를 운영하는 변영주(39)씨는 파티분위기를 단박에 낼 수 있는 소품으로 울긋불긋한 헬륨풍선과 긴 줄에 달린 깃발형태의 배너를 추천했다. 헬륨풍선은 1천원짜리 작은 것부터 두 팔 한아름 벌려야 하는 9천원짜리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배너는 5천원부터 1만원, 꽃이나 해님모양의 가랜드는 7천원선. 피리·쟁반·컵·휴지가 모두 담긴 파티용품세트는 8천원에서 1만원까지 한다.

"고깔 모자나 아이들 왕관 같은 것은 요즘 부모들이 가장 많이 찾는 아이템입니다. 또 풍선은 단조로운 것 같아도 모양으로 표현할 수 있는 형태가 무궁무진하다"는 변씨는 주부들이 30분정도만 배우면 집에서 금방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부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가까운 문화센터나 복지관 강좌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 크리스마스 시즌 특강으로 케이크, 쿠키만들기 강좌와 종이접기로 카드만들기, 풍선으로 트리만들기, 퀼트로 양말주머니 만들기 등 종류도 다양하다.

파티는 가족들이 함께 상의하여 파티의 성격과 날짜, 시간 등을 정한다. 가족 중 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하여 파티를 진행하는 것도 신선한 아이디어. 평소 가깝게 지내는 이웃이나 친지를 손님으로 초대하면 좋다. 또 한 집에 사는 가족이라도 초대장을 보내면 효과는 두배. 손수 만든 초대장이 좋지만 너무 번거롭다면 e메일 초대장이라도 보내는 것이 정성이다.

노진규기자 jgro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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