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증 장애 딛고 삶의 의지 되찾아"

중증장애를 극복하고 중입 검정고시에 합격,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꿈을 키우고 있는 20대 여성과 그녀의 재활을 도운 간호사가 (사)한국교통장애인협회가 선정한 '의지의 재활인상'과 '아름다운 분' 상을 수상했다.

화제의 수상자는 장애 1급인 현은남(24·여·충북 옥천군 안내면 장계리)씨와 옥천군보건소 간호직 공무원 이소나(42·여·간호 6급)씨.1979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쳐 가슴 아래 하반신이 마비되는 중증장애자가 된 현씨는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고 지난 5월 중입 검정고시에 당당히 합격했다.

4세 때 사고를 당한 이후 꼼짝없이 방 안에서 누워 지내던 그녀가 삶에 대한 의지를 갖고 검정고시에 도전한 데는 그녀의 방문보건을맡은 이씨의 격려와 뒷바라지가 큰 도움이 됐다.

1998년 보건소 방문보건업무를 맡으며 현씨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이씨는 절망 속에 힘든 삶을 연명하는 현씨의 딱한 처지를 접한 뒤 틈나는 대로 그녀를 찾아가 삶에 대한 의지를 심어줬다.

당초 이씨의 도움을 '동정'으로 받아들여 외면하던 현씨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의 진심 어린 보살핌에 감동받아 차츰 웃음을 되찾기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마침내 20여년 간 잊고 지낸 공부를 시작했다.

몸조차 가누지 못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 매일 3, 4시간씩 책과 씨름하며 독학으로 초등과정을 마친 그녀는 1년여 만에 중입 검정고시에당당히 합격,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됐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공부에 필요한 책과 학습도구 등을 직접 사들고 이씨를 찾아다니며 공부를 가르치고 격려하는 등 선생님과 큰 언니 역할을 톡톡히 했다.현씨는 "소나 언니를 만난 뒤 삶에 대한 자신이 생겼다"며 "장차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돼 나보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돕겠다"고 포부를 펼쳤다.

또 이씨는 "지난 20년간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은남이가 웃음을 되찾은 게 가장 값진 결실"이라며 "그녀의 바람대로 프로그래머의 꿈을이뤄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립하는 날이 온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한편 현씨와 이씨에 대한 시상식은 지난 5일 서울 63빌딩에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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