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해야한다. 대기업이나 백화점, 번듯한 대형소매점만 변화가 생존의 최대전략인게 아니라 동네슈퍼들도 변화에 목숨걸고 있기는 마찬가지.
유통업계 「개미군단」으로 동네상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동네슈퍼들이 협업과 조직화로 생존을 건 자구노력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동네슈퍼들의 자구움직임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체인화, 공동물류, 영업시간 연장, 업종확대 등 바꾸고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모두 받아들이고 있다.
동네슈퍼들이 적극적인 자구책을 모색하게 된 것은 유통업계의 「공룡」인 대형소매점들이 3-4년전부터 우월한 자금력과 현대화된 물류시스템을바탕으로 골목상권을 잠식하면서부터.
동네슈퍼들이 내세우는 가장 큰 무기는 서구화되고 쾌적한 분위기의 대형소매점들이 도저히 가질 수 없는 동네주민과의 친화력과 주민들의 구매성향을 피부적으로 직접 파악할 수 있다는 것.
지난해 8월부터 체인화되고 있는 007마트조합에는 15개월여만에 100개의 동네슈퍼가 가입했다. 동네슈퍼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업은 007마트는 여세를 몰아 인터넷쇼핑몰을 개설하고 편의점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독자적으로 첨단유통환경을 만들어나가기 어려운 동네슈퍼들이 모인 007마트조합이 3천여종의 제품을 공동물류로 매입, 인터넷쇼핑몰을 통해 대형소매점과의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만동 007마트조합 대표이사는 『골목슈퍼는 주민들이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동네사랑방이자 파수꾼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형소매점이 따라올 수 없는 접근성에다 노약자나 주부, 어린이 등을 대상으로 틈새를 공략하면 얼마든지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전국슈퍼체인연합회로 출발한 코사마트(kosamart)도 중서부조합과 동부조합을 결성, 조직화를 꾀하고 있다. 중서부조합은 160개의 가맹점을 두고 있고 동부조합은 130개의 점포를 체인화시켰다.
두 조합은 각각 서구 이현공단과 검단동 유통단지에 현대식 물류창고를 갖추고 매월 15억원치를 공동매입하고 있다.
코사마트는 슈퍼체인 네트워크화로 빠른 배송, 슈퍼마켓의 후불결제, 공동구매를 통한 저가상품 공급 등으로 가격경쟁력과 고객친화력을 높이고 있다.
PB상품 개발도 활발하다. 코사마트, 007마트 등은 쌀, 음료수, 화장지 등 10여개 품목에 대해 자체상표를 붙여 대형소매점보다 싼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도 칠곡지역의 강북상인연합회가 상우회 형식으로 소규모 공동물류를 하고 있고 대백슈퍼연합회도 공동물류를 통해 매입단가를 낯추고 있다.
영업시간 연장과 간판바꾸기도 동네 소매점들의 생존전략. 밤 11시쯤 문을 닫던 동네 슈퍼들이 최근 새벽 1~2시까지 영업시간을 연장하거나 아예 24시간 영업하는 곳도 부쩍 늘었다.
김모씨(ㄱ 할인마트·대구시 남구 대명동)는 『낮시간에는 아무래도 대형점포에 손님을 많이 몰리기 때문에 밤시간과 틈새시간을 공략하기 위해 얼마전부터 24시간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모씨(43, ㄴ슈퍼·달서구 장기동)는 『며칠전 바로 인근에 대형소매점이 들어서면서 평소보다 매출이 30% 정도 줄었다』며 『지금까지는 밤10시까지만 영업했으나 곧 24시간 문을 열 계획이다』고 말했다.
슈퍼마켓 일색이던 동네가게 간판도 최근 들어 '00유통', '△△할인마트'등으로 많이 교체되고 있다. 이같은 상호를 달 경우 손님들에게 물건이 싸다는 인식과 체인이미지를 심어준다는 것이 슈퍼주인들의 설명이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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