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홍삼 효능 체질따라 제각각

홍삼 열풍이 불고 있다. 우리나라 월드컵 대표선수들이 대회기간 동안 체력증진을 위해 홍삼을 먹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홍삼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홍삼판매점과 백화점 등은 홍삼제품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2~4배 정도 늘었다고 한다.

이같은 인기를 반영하듯 동네마다 홍삼제품이나 홍삼(액)제조기를 판매하는 가게가 들어서고 있다. 동아쇼핑 한 직원은 "올해 초 금연열풍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월드컵 선수들이 홍삼을 복용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홍삼제품 매출이 작년의 4배 정도 된다"고 말했다.

홍삼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은 건강식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각종 만성질환에도 효능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잇따르고 있다.

홍삼은 왜 좋을까, 부작용은 없을까?

▨홍삼이란?=인삼은 가공 방법에 따라 수삼·백삼·홍삼 등으로 구분된다. 수삼은 밭에서 캐낸 후 가공하지 않은 상태의 인삼이며, 생삼이라고도 한다. 백삼은 수삼의 껍질을 벗기거나 벗기지 않고 건조·가공한 것. 홍삼은 4~6년근 수삼을 껍질을 벗기지 않은 채 증기로 쪄서 익혀 건조시킨 옅은 황갈색 혹은 옅은 적갈색을 띠는 인삼이다.

우리 나라에서 홍삼은 약 1천여 년 전부터 제조됐다. 그렇다면 왜 조상들은 홍삼을 만들게 됐을까? 원래는 다른 약효를 기대하기 보다는 인삼을 오랫동안 좋은 약효를 지닌 상태로 보존하기 위해서 홍삼으로 만들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홍삼은 만드는 과정에서 인삼조직 중의 전분립자가 호화돼 조직이 견고해 지고, 각종 효소들이 불활성화됨으로써 품질의 안정성이 좋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홍삼은 오랫동안 보관해도 인삼의 주요 유효성분인 사포닌성분의 변화가 거의 없고, 항산화활성 증가도 일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적정한 열처리를 거치는 과정에서 백삼에 존재하지 않는 홍삼 특유의 약효 성분들이 생성되고, 일부 활성성분의 함량도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효능과 부작용=인삼을 가공해 만든 홍삼은 인삼의 약효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다만, 인삼을 쪄서 말린 것이어서 약의 성질이 인삼 보다 더 따뜻하며 기운을 도와주는 효능은 일반 인삼보다 좀 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따뜻하고 마른 성질이 강해 양기를 돋우는 효과가 더 강하다. 홍삼에는 체력증강·노화억제·항암작용·항당뇨작용·위장 기능 강화·뇌 기능 강화·간 기능 해독작용·중금속 해독·면역기능 증진·심장강화 및 혈압조절 등의 약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홍삼도 다른 한약재와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에게 좋다고는 할 수 없다.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홍삼의 좋은 약효는 환자의 음양허실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밝혀진 결과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하기는 어렵다.

홍삼은 몸이 찬 사람이나 양기가 부족한 사람이 활용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양기가 넘치는 사람이나, 과도하게 흥분을 잘하는 사람이 활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한방의료기관에서 홍삼 복용의 적합 여부를 진단 받은 후 먹는 게 좋다. 인삼을 남용하면 중추신경이 흥분된다. 흥분·가슴 답답함·두통·어지러움·불면·입과 입술의 건조·피부 발진과 가려움증·혈압상승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상태에서 오랫동안 복용하면 '인삼남용종합증(人參濫用綜合證)'이 발생한다. 넘치는 것은 모자라는 것보다 못하다는 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왜 6년근인가?=6년근임을 강조하는 홍삼제품들이 있다. 그러나 반드시 6년근 인삼을 원료삼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6년근은 사람으로 따지면 가장 활동이 왕성하고 혈기 넘치는 청년에 비유할 수 있다.

영양소와 성분의 함량이 가장 높다는 뜻이다. 7년근부터는 점차 인삼의 약효가 감소한다. 인삼을 6년까지 키우는데는 어려운 점이 많다. 4년 이후에는 성장도중 병충해와 부패 등으로 손실률이 높아지고 경작비용도 증가된다. 6년근 물량이 충분치 않는 이유이다.

▨홍삼제조기 성능 확인해야=시중에 수 많은 종류의 홍삼제조기들이 나와 저마다 좋은 점만 홍보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을 정도이다. 성분분석 시험을 거친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홍삼고유 성분이며 홍삼과 인삼을 구분하는 항산화물질인 '말톨'을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인지 여부를 따져보자.

글: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서부일교수(경산대 한의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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