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처방-류머티스 관절염 새 치료법

류머티스 관절염은 인체의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병이다. 손가락·발·무릎 등의 여러 관절이 붓고 쑤시며 아프다. 심하면 관절이 굳어지고 모양이 기형적으로 변한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의학의 발전과 함께 치료 방법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대표적인 치료약제는 스테로이드이다. 스테로이드는 지난 1950년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에 처음 사용했다. 당시에는 획기적인 치료제로 인정돼 노벨의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약제는 아직도 류머티스 관절염 뿐 아니라 많은 자가면역질환에 사용되는 핵심적인 치료제로 세계적인 공인을 받고 있다. 이 후 20여년간 스테로이드는 매우 효과적인 약제인 동시에 심각한 부작용을 가진 약제로서 명성과 악명을 갖게 됐다.

1980년대에는 류머티스 관절염에 새로운 치료제들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이들 약제를 항류머티스제라고 한다. 현재까지 류머티스 관절염에 의한 관절파괴를 늦추거나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약제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약제로는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 클로로퀸(키니네라고 알려진 약제와 같은 계열의 약제), 염증성 대장 질환에 사용되는 설파살라진, 항암제인 메토트렉세이트(엠티엑스) 등이 있다. 엠티엑스는 관절염 치료제로 전 세계 류머티스 전문의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제이다.

이들은 비교적 효과가 좋지만 단점들도 있다. 약리 작용이 매우 늦게 나타나 대개 복용한 뒤 1~3개월 후에 효과가 나타난다. 그리고 약제마다 고유의 부작용이 있고 질병이 중증인 경우에는 효과가 부족하며 부작용이 우려돼 용량을 함부로 늘릴 수 없다.

그러나 최근들어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들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종양괴사인자 억제제들을 예로 들수 있다. 류머티스 관절염의 발병기전에 있어서 종양괴사인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진 이후 이를 차단해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정에서 연구가 시작됐다.

현재 개발된 약제 중 종양괴사인자에 대한 항체(인플리시맵과 아달리무맵)와 종양괴사인자 수용체(에타너셉트)가 대표적이다. 이 약제들은 임상 실험결과 류머티스 관절염에 매우 효과적이고 작용시작도 빠르다. 투여방법도 간편해서 한 두 달에 한 번 주사제로 투여하면 된다. 단점은 가격이 너무 비싸 실용성이 낮다는 것.

인터루킨-1 수용체 억제제(아나킨라)는 괴사인자 억제제에 비해 효과는 다소 낮지만 기존의 다른 치료제보다 효과가 더 높다. 이 물질은 원래 인체에 존재하는 것으로 염증을 악화시키는 인터루킨-1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인위적으로 많은 양을 주입하면 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다.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이런 종류의 약제는 생물학적 제제라고 부른다. 대량생산이 효율적으로 이뤄진다면 가격이 인하돼 널리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에 가장 많이 이용된 엠티엑스는 핵산의 생산을 차단하는 약제이다. 최근에는 새로운 핵산 차단제인 레플루노마이드(상품명 아라바)가 개발됐다. 아라바는 엠티엑스에 잘 듣지 않는 류머티스 관절염에도 효과가 있다. 안정성이 비교적 뛰어나고 작용시간도 길어 하루 한 번 복용하면 된다. 조만간 국내에서도 시판될 예정이다.

약물치료가 어렵고 전신에 혈관염까지 동반하는 심한 류머티스 관절염의 경우 자가 말초혈액 조혈모세포 이식법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치료법은 자신의 말초혈액에서 조혈모세포를 미리 분리해 뒀다가 강력한 면역억제 치료를 한 후 조혈모세포를 다시 주입하는 방법이다.

국내에서도 모 병원에서 한 환자에 대해 시행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는 수십 례가 이뤄졌다. 아직 흡족한 결과가 없지만 좀 더 안전하고 간편한 시술법이 개발된다면 중증의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면역학의 연구결과를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면역질환이다. 현재 연구 중인 치료제들이 개발되면 훨씬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고 완치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강영모교수(경북대병원 류머티스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