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이라크 무기보고서 검토 착수

미국은 9일 이라크가 유엔에 제출한 대량파괴무기 실태 보고서를 입수해 검토에 들어갔다. 유엔 안보리는 당초 이라크 보고서에 포함돼 있는 핵무기 관련 기술의 유출을 우려해 사본을 이사국들에 제공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그러나 이미 핵을 보유한 상임 이사국들의 경우는 문제가 없다는 데에 대부분의 이사국들이 동의함에 따라 미국이 유엔에 제출된 원본으로 복사본을 만들어 나머지 상임 이사국들에게 제공키로 했다.

◇미국, 보고서 입수=미국은 유엔에 이라크 보고서가 제출된 8일 밤(현지시간) 나머지 안보리 상임 이사국들을 설득해 보고서 사본을 공유키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10개 비상임 이사국들은 대부분 이같은 결정에 동의했으나 시리아는 거세게 반발했다.

미국은 입수된 이라크 보고서의 내용을 자체적으로 입수해온 정보와 대조해가며 꼼꼼히 검토해 누락 또는 허위가 있을 경우 유엔 결의의 중대 위반을 주장하면서 전쟁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이라크 사찰단은 보고서를 검토, 분석하고 결과를 유엔 안보리에 보고해야 한다"면서 "여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유엔 사찰단도 이라크에서 진행 중인 현지 사찰과 함께 이라크가 제출한 보고서를 검토하는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지만 유엔 관계자들은 보고서 분석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허위 입증 난망=이라크가 대량파괴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내용의 실태보고서를 유엔에 제출했지만 이것이 거짓임을 미국이 입증하기는 쉽지않다고 뉴욕 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미국은 이라크의 주장을 뒤엎을 만한 증거를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다만 관련 물자와 장비의 구매 경향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전력 등을 정황 증거로 제시할 수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타임스는 이라크가 생화학 무기를 화물차에 실어 끊임없이 이동시키거나 지하 깊숙한 곳에서 농축 우라늄을 개발중이라는 의혹이 있지만 이를 적발해내는 것은 어려운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이라크 무기개발 계획에 관여해 온 이라크의 아미르 알 사디 장군이 과거 이라크가 핵개발에 상당히 근접했다는 사실을 암시함으로써 미국이 이라크의 '기만'을 입증하기가 쉬워질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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